지난 3월 15일은 소비자의 날이었다. 주목할 것은 국제소비자기구가 소비자 권리와 관련해 2014년 올해의 주제를 휴대전화 소비자들의 문제와 도전을 강조하며 ‘우리의 휴대전화 권리를 지키자’라고 정했다 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소비자보호기관과 관련단체들도 '통신서비스에 관한 소비자의 권리'라는 토론회를 진행하는 것은 물론 휴대전화와 관련한 소비자들의 피해나 불합리한 문제를 조사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다행히 최근 들어 한 소비자 기구가 장애인의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문제도 제한 적이긴 하나 조사대상에 포함하여 조사를 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우리 단체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청각장애인 소비자들의 불합리한 문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차별 진정을 한 바 있다. 청각장애로 인하여 음성통화를 할 수 없음에도 부과되는 음성통화 기본요금의 문제와 청각장애인 요금제를 내놓기는 했지만 무료 데이터를 100MB로 제한하여 수화통화 등 데이터를 많이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청각장애인들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청각장애인 요금제에 가입했다가 영상통화는 물론 카카오톡 등을 사용하다 약정요금의 2배가 훨씬 넘는 요금을 내는 경우도 생겼고, 결국 일반 요금제로 변경을 하는 사례도 발생하고는 했다.

우리 단체의 국가인권위원회 차별 진정 이후 통신사들이 청각장애인 스마트폰 이용자들에게 데이터 제공량을 늘이는 등 변화를 보였지만 현재의 요금체계는 여전히 불합리한 면이 없지가 않다.

장애인 소비자들의 휴대전화의 문제점은 청각장애인들의 요금제에게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시각장애인을 비롯한 청각, 지적장애인등의 휴대전화의 기기나 애플리케이션 등 작동되는 소프트웨어에 접근하기도 쉽지 않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1년 정부가 스마트폰 앱 지침을 내놨지만 권고사항이고, 공공기관에 한정되어 있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것들은 각종 조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안전행정부의 조사(2014년)에 의하면, 모바일 앱 접근성 평가에서 중앙행정기관은 73.4점, 지방자치단체 70점, 공사·공단 69점, 민간 64.5점이 나왔다. 환경이 미흡하다는 이야기이다.

또한 KBS의 보도(2013년 5월)에 의하면, 한 장애인단체가 스마트폰 사용자에게 인기가 있는 모바일 앱 30개를 조사해 봤더니 23개의 앱은 장애인들이 이용이 어려웠고, 조사 앱의 평균 접근성 점수도 64점에 그쳤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제소비자기구가 소비자 권리를 위한 올해의 주제를 ‘휴대전화 소비자 권리’로 정한 것이나, 국내 소비자 기관에서 장애인 휴대전화 사용의 문제도 조사하고 있는 것들은 바람직한 일들이다.

하지만 장애인 휴대전화 사용의 문제는 소비자단체들에게만 맞길 문제는 아니다. 정부가 개입하고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장애인 휴대전화 사용자들을 위하여 보건복지부와 국가인권위원회, 미래창조과학부는 관련 법률인 ‘장애인차별금지법(약칭)’과 ‘국가 정보화 기본법’의 관련 조항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스마트폰 앱 지침의 실효성 있게 시행을 위하여 머리를 맞대야 한다.

방송통신위원회도 장애인의 불합리한 요금제를 장애인 소비자의 입장에서 근본적으로 개선이 될 수 있도록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 단체는 우리가 요구하는 사항들에 대하여 정부나 통신사들이 제대로 이행을 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촉구해 나갈 것이다.

2014년 4월 4일

장애인정보문화누리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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