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자체 공무원들이 대구지역의 3개 관변단체에 사회단체보조금을 지급하면서 가짜영수증을 묵인하는가하면 보조금 신청에서부터 정산까지 ‘원스톱’으로 서비스를 대행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같은 일은 지자체장의 비호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로 지자체와 관변단체간의 유착의혹도 제기됐다.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 등 43개 단체는 10일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자체와 관변단체의 유착 고리와 관변단체의 보조금 실태를 폭로했다.

우리복지시민연합 제공

시민단체에 따르면 대구지역 새마을운동단체, 한국자유총연맹,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등 3대 관변단체가 8개 구군의 사회단체보조금을 지급받는 과정에서 사용해서는 안되는 간이영수증 즉, ‘가짜 영수증’ 처리했다.

특히 관리감독을 해야 할 지자체는 가짜영수증을 묵인하는 수준을 넘어 사회단체 보조금 신청부터 정산까지 ‘원스톱’으로 서비스 대행까지 해 준 사실이 전국 최초로 드러났다.

2013년 중구의 한 관변단체는 시내 2평짜리 식품가게에서 백지 간이영수증을 받아가서 화단 청소용 호미와 곡괭이 등을 구입했다고 40만원짜리 간이영수증을 첨부했다.

서구의 한 관변단체는 고기와 술을 파는 식당에서 거리 청소용 빗자루를 53만원 어치 샀다’는 53만원짜리 간이영수증을 제출했다. 영수증은 식대가 아니라 빗자루와 집게를 구입하는 것으로 작성된 가짜 간이영수증이었다.

또 다른 관변단체는 10여차례 연탄나누기 행사비용으로 모두 300만원 가량의 보조금을 사용했으나 증빙서류는 역시 간이영수증이었고, 절반이 넘은 150만원 어치의 연탄 구입처는 전직 회장을 역임한 임원의 페인트 가게였다.

대구 남구의 한 관변단체의 12개 동 위원회는 지난해 48차례 사업비를 집행했으나 원칙적으로 금지된 간이영수증만을 사용했다.

이는 모든 구, 군의 읍면동 단위까지 구성된 이들 관변단체 대부분에서 발견되는 공통된 현상이기도 하다.

이는 보조금 집행시 체크카드 사용 의무화 위반, 간이영수증 사용 금지 위반이다.

시민단체는 “매년 관행적으로 되풀이되는 간이영수증 사용, 그리고 공무원이 직접 사업계획서 및 정산보고서 등을 작성해주는 행위는 지자체 장의 비호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라며 지자체와 관변단체의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특히 “관리감독을 해야 하는 지자체의 공무원이 관변단체 총무역할까지 수행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사회단체보조금 관련 대구시의 해당부서인 안전행정국은 4월10일부터 4월30일까지 각 구, 군으로 하여금 지도점검을 실시하도록 공문을 하달했다.

대구시는 구, 군의 지도점검 후 결과를 보고 감사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관련 시민단체는 “이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이다. 대구시의 이 같은 조치는 사건의 확산을 서둘러 덥고, 제식구 감싸기로 꼬리짜르기의 전형적인 꼼수라 할 수 있다”며 “구, 군의 지도점검은 용두사미로 끝날 우려가 매우 높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자자체와의 유착의 고리인 사회단체보조금 비리에 대한 즉각적인 감사 실시와 보조금 환수 및 고발조치를 취할 것을 대구시에 요구했다. 

시민단체는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해 제도적으로 비리와 유착을 근원적으로 차단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사회단체보조금 관련한 비리와 유착의혹을 이번 기회에 반드시 뿌리 뽑기 위한 시민행동을 끝까지 펼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인수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