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계는 장애인의 직접 정치참여에 대한 성과는 인정했지만 구체적인 공천에 대해서는 한 발 물러서고 있어 장애계는 구색맞추기식 공천이 아닌 구체적 할당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014지방선거장애인연대는 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 통합진보당, 정의당을 대상으로 6.4지방선거에서 장애인의 의회진출에 대한 입장을 확인하는 조사를 실시한 결과 장애계와 정치계의 인식 차이가 여전히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11일 밝혔다.

연대에 따르면 각 당은 장애인 당사자의 국회 및 지방의회 진출이 장애문제 해결과 장애인 복지발전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장애인의 정치참여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매우 동의한다고 공감했다.

이는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이 지난해 12월 장애인유권자 55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정치의식결과에서 응답자 92.2%가 정치참여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결과와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은 이같은 긍정적인 답변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공천계획을 요구하는 질문에는 슬그머니 검토 및 논의하는 중이라며 한 발 물러서고 있다.

진보계열 정당들은 광역의회와 기초의회에 장애인당사자를 당선권 내 10%이상 공천계획에 대해 당헌당규에 근거해 당직 및 공직에 5~10% 장애인할당을 명시하고 있다.

장애계는 “이율배반적인 입장이며, 비장애인 엘리트중심의 권력구조를 유지하려는 것 아니겠냐”며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장애인비례대표를 구색맞추기식의 시혜적 공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어 모든 정당은 장애인의 정치참여 보장을 위한 당헌당규 개정을 검토하며 최근까지도 개정이 진행됐음을 밝혔다.

실제로 과반수의 의석을 갖고 있는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의 경우 장애인을 비롯한 여성, 노인, 청년 등과 정치적 소수자를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실질적인 정치참여가 보장될 수 있는 구체적 할당에 대한 근거는 여전히 미약해 제도적 보장이 어렵다는 것이 장애계의 판단이다.

연대 측은 “장애인의 직접 정치참여는 당연한 권리로 보장받아야 하며, 정당들은 480만 장애인과 장애계가 열망하는 정치혁신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6.4지방선거가 40여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장애계는 연대를 구축하며 장애인유권자의 투표 독려와 장애인정책을 각 정당에 제출하며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지만 현실적인 제도에 부딪힘에 따라 앞으로의 장애계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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