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중반 이후 중동의 6일전쟁과 함께 휘몰아친 오일쇼크로 인하여 전세계는 경제성장에의 한계를 드러내고 복지국가라고 일컫던 국가에서는 재정이 파탄에 이르기 시작하였다. 그 이후 여러 갈래의 정책기조가 발생하였으나, 전반적인 국제적 정책주류는 ‘신보수주의 정책’으로 모아졌다. 그 결과 여러 해를 거치면서 세계무역은 자유무역체제로 전환되고 국가도 기업도 개인도 무한경쟁에 돌입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개방과 경쟁으로 요약되는 신보수주의적 정책기조는 대학의 경쟁력을 요청하고 있다. 국가와 기업의 생존은 21세기지식정보사회에서 지식과 정보를 생산하고 교육하는 지성의 요람, 지식의 생산기지인 대학이 먼저 경쟁력을 확보하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학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우수한 교수와 연구인력, 양질의 대학원생과 학부생,  역량있는 직원, 풍부한 재원과 대학연구 및 학습 인프라, 그리고 훌륭한 비전과 지도력을 갖춘 대학의 최고결정권자와 보직자들, 지역사회의 지원과 국가의 바람직한 교육정책 등이 필수적인 요소로 지적될 수 있다. 사실 이 모든 여건을 갖추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오히려 대학의 정책결정권자가 가진 비전과 열정이 다른 요소를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 오늘의 한국 대학의 현실이다.
 
이러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 대학은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특히 지방대학일수록 힘겨운 경주에 참여하고 있다. 그래서 투자하지 않고 쉽게 대학의 경영수익을 올리고 생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무엇일까, 학과나 전공이 무엇일까, 고심하고 있다. 세태를 반영하여 인기있는 전공이 발전하고 순수학문은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 진정한 경쟁력의 향상에서 벗어난 것임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 살아남기 위한 방책으로서 파행이 저질러지고 있다.
 
사회복지학 전공은 이러한 배경에서 최근 수년동안 전국 모든 대학과 특수대학원에서 번성하는 전공중의 하나이다. 사회복지학 전공을 개설하는 대학에서 어떤 경우에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교수들이 존재하지 않음에도 버젓이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거나, 소위 행정대학원이나 정책대학원 등과 같은 특수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다른 전공에 끼워 넣기 식으로 개설하는 경우, 더욱이는 사이버 대학에서는 교과과정을 엄격하게 시행하지 않고 또 빠른 시간내에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획득할 수 있도록 전공과정을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이런 저런 방식으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획득한 사회복지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회복지사들이 늘어난다는 사실은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지역사회의 복지증진을 위해 좋은 일이지만, 정작 문제는 전문성과 윤리성을 갖춘 사회복지 전문가를 배출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장기적으로는 늘어난 사회복지사의 인력과잉으로 인하여, 사회변동에 따라 변화하는 욕구와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양질의 사회복지 전문가를 교육하여 양성해야 하는 대학의 사회복지학 전공 존폐문제와 구조조정문제가 부지불식간에 다가올 것이 아니냐 하는 불안감이 증대하고 있다. 이것은 대학, 사회복지계, 그리고 더 나아가 국가 전체에 바람직하지 않은 양상이다.
 
이러한 사례는 비단 사회복지학 전공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사회복지학 전공은 파행적인 대학의 경쟁력 향상방안의 한 사례로서, 개선되어야 할 문제이다. 사회복지학계, 대학 및 정부 당국은 보다 장기적으로 거시적인 관점에서 사회복지학의 정상화 정책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이 작업은 향후 대학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다른 전공과 영역에 좋은 선례를 제공할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 물론 사회복지계 역시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일 역시 필수적이다.

서희정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