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2일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장애인의 날을 맞아 희망고속버스타기 운동을 진행한 장애인단체를 상대로 최루액을 난사한 경찰들의 공권력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지방경찰청장의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앞서 지난 20일 420공투단은 장애인 등 교통약자는 모든 교통수단을 차별없이 사용해야 한다고 명시된 이동편의증진법의 현실적인 실행여부를 비판하기 위해 희망고속버스 행사를 계획·실행했다.

문제는 단체가 20대의 고속버스에 10명씩 총 200명의 표를 정당하게 구매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불법집회라고 해산을 명령하며 행사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경찰 방패로 막고 무차별적으로 최루액을 난사하기에 이른 것이다.

심지어 일부 경찰은 장애인이 탑승한 전동 휠체어를 자동에서 수동으로 조작을 바꿔 자의로 움직이지 못하게 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날 최루액을 맞은 장애인들은 극심한 고통과 호흡곤란을 호소했고, 부당한 공권력을 항의하는 일부 집회 참가자들은 연행했다.

이러한 폭력적 진압소식에 양승조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과 녹생당 등 정치권은 경찰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박경석 대표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그날 우리는 집회를 한 게 아니라 장차법과 교통편의증진법에 입각해 공정하게 지불한 티켓을 가지고 고속버스를 시승하려는 것 뿐이었다”면서 “이런 의견을 분명히 피력했음에도 경찰들은 불법집회로 강제해산명령만을 반복하며 폭력을 가했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심지어 장애인의 유형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차별적인 제재를 가한 경찰의 행동을 비난했다.

그는 “경찰들은 나를 에워싸 휠체어와 두 다리를 각각 들고 매우 불안정한 자세로 자리를 옮기려 했다. 척수장애인으로 허리에 힘이 없어 몸을 떠는 나를 보고 한 경찰은 ‘자해하지 말라’며 약을 올렸다”면서 “장애인을 폭력한 경찰의 공권력 인정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박주민 변호사는 최근 아산의 삼성노조가 적법한 집회 신고를 했음에도 최루액과 수갑을 사용해 연행한 사건, 세월호의 실종자 가족이 항의하기 위해 청와대로 걸어가는 것을 막은 사건과 이번 장애인의 날 최루액 사건 등을 꼽으며 경찰의 폭력적 행위를 규탄했다.

박 변호사는 "경찰은 법원의 판례로도 나와있는 합법한 집회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면서 "국민전체를 위한 봉사자 경찰이 아닌 국민 위에 군림하며 정권에 충성하는 사람으로만 남았다"고 비판했다.

주최 측은 "장애인의 날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는 장애인들을 향해 최루액을 난사하고 야만적 폭력을 행사한 경찰을 대한민국의 정상적 공권력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경찰청장은 장애인의 고속버스 탑승을 가로막은 이유를 밝히고 폭력행위에 대한 공식사과를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단체 측은 지난 20일 경찰의 폭력적 행위를 재연하며 공권력을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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