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경기도 김포의 한 미 신고 생활시설 시설주가 장애인들에게 말을 듣지 않는다며 강제로 신경안정제를 수십 알씩 먹여 6명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되는 일이 발생했다. 

또 시설 운영에 이의를 제기하는 수용자는 개 줄로 손발을 묶어 좁은 방에 가둬 굶기고 폭행하는 한편 수용자 개인정보를 유흥업소 사업자 등에게 빌려 주고 2500만원을 받아 챙겼다.

이런 뉴스를 보며 사람들은 표정을 일그러트리며 '쯧쯧쯧' 혀를 찼다. 어느 말도 안 되는 인간이 저런 짓을 저지르며 장애인들을 동물 취급을 했느냐고...
앞의 사건과 함께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서 기자는 과연 우리가 접하게 되는 이 곳 하나 뿐이겠는가.. 인권의 사각지대를 이용해 인간이길 포기한 사람이 저지른 단 하나의 사건이진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지난 24일 장애인단체들은 성람재단 전 이사장 고발 촉구와 정부의 시설 확장을 거부한다며 철장을 만들고 1인 시위에 들어갔다. 자신들은 단지 사회 속에 함께 살고 싶을 뿐인데 사회와 정부가 자신들을 어딘가에 가두려고만 한다는 것을 그들은 몸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1인 시위에 첫 주사로 나선 한 장애인은 철장을 부여잡고 카메라와 취재진을 응시하며 "볼만하니?"라는 한마디를 던졌다. 그 앞에 그녀를 보고 서 있던 기자는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잠시 망설이며 얼굴이 화끈거려 한 발짝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무엇이 부끄러웠던걸까? 아니 순간 겁이 났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들의 그런 상황을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는 나약한 한 인간이라는 것에..

그녀는 다시 말을 이어 "우리는 이렇게 살아왔다. 개, 돼지 보다 못한 취급을 당하는 그 심정을 알겠느냐"며 쇠창살을 흔들며 울부짖었다. 이 상황은 그냥 혀 한번 차고 욕 한마디 던지는 사람들의 생각과는 달리 그들에게는 일상일 수도 있었다.

언론을 통해 가끔 한번 보여지는 몹쓸 짓들. 어쩌면 자신이 선택하지도 않은 그 삶들을 그들은 어딘가에 갇혀 항상 당하고 지금도 이 시간에도 어딘 가에서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른다.

정부의 방치에서 비롯된 이 구조적인 문제들을 정부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2009년까지 무려 271개의 장애인 수용시설을 신축할 것이라고 밝혀 파문을 남겼다.

이 사회와 함께 살기 위해 활동보조인제도화를 외치는 장애인들에게는 예산 탓에 지원이 어렵다고 했던 정부가 많은 건축비와 관리예산을 어찌 감당하겠다는 것인지 도무지 속을 알 수가 없다.

살기 위해 시설을 뛰쳐나온다는 장애인들에게. 과연 그들을 살아가게 만드는 맞아떨어지는 정책이 된다고 생각하는 걸까? 이날 시위에 참가했던 사람들은 이런 정부를 탓하며 "열린 정부라고 외치지만 대통령과 정부는 이미 귀를 막아 버린게 아닌가 생각된다. 도무지 듣고 있다면 이럴 수는 없는 것"이라고 한탄하기도 했다.

열린정부가 언제부터 닫힌 정부로 사람들의 속을 무너져 내리게 만든 것일까? 정부는 이제부터라도 이런 한탄과 원망의 목소리에 방치만 하던 닫힌 정부라는 불명예는 벗어버려야 할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며 당사자들의 의견을 담아내 더 이상 서민들의 가슴을 덜컥 덜컥 내려앉도록 만들지 말아야 한다.

이제 수백 알의 약을 억지로 먹고 목숨을 잃거나 성폭행을 당하고 버려지는 음식을 먹는 사람으로서는 도대체 살아갈 수 없는 삶으로 내모는 일은 멈춰져야 한다. 인간이기에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그들에게 그 기본마저 선택하지 못하고 타의에 포기해져버리는 삶을 지켜봐서는 안될 것이다. 더 이상 그들의 울부짖는 외침에 부끄러워 뒤로 숨는 정부와 사회가 되지 않는 날을 기대해 본다.

진선미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