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가 자신이 근무하는 노숙인 시설에서 노숙인 개인정보를 자신의 형부에게 유출하고, 형부는 그 개인정보를 이용해 사망한 노숙인의 예금을 빼돌리다 경찰에 붙잡혔다.

1일 은평경찰서에 따르면 서울시 은평구에 위치한 노숙인 생활시설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 서 모(28)씨는 지난해 초 형부 김 모(46)씨로부터 입소자의 개인정보를 관리하는 인터넷 사이트 운영자 아이디를 넘겨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를 넘겨줬다.

이 사이트는 주민등록번호는 물론이고 계좌번호와 비밀번호까지 노숙인 3000여 명의 개인정보를 보관하고 있었다.

정보를 넘겨받은 형부 김씨는 숨진 노숙인 34명의 계좌에 노령연금과 장애수당 등이 그대로 남아있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김씨는 가족이 없는 노숙인이 숨지면 노령연금과 장애수당 등이 계좌에 그대로 남아있는 점을 노렸다.

김씨는 노숙인들의 계좌로 자동이체를 신청한 뒤 전국을 돌며 돈을 뽑아 썼다.

김씨가 지난해 3월부터 7개월 동안 숨진 노숙인 34명의 계좌에서 빼돌린 돈이 1억6000여만 원이다.

김씨는 노숙인 개인정보로 대포폰을 만들어 보이스피싱에 이용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복지사 서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됐고 형부 김씨 등 3명을 구속됐다.

경찰 조사 결과 해당 시설은 관리 프로그램에 접속할 때 공용 아이디를 사용하고, 접속 기록도 남지 않는 등 보안에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다른 사회복지시설들도 개인정보 유출에 허술할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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