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정몽준 의원이 선출되며 6.4지방선거의 속도가 붙고 있지만 각 정당은 여전히 장애계의 공약 제안에는 묵묵부답인 것으로 드러났다.

2014서울지방선거장애인연대는 13일 서울시청 앞에서 각 정당의 서울시장 후보에게 장애계의 공약을 실천하는 공약 협약식을 제안하며, 10대 요구안의 공약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앞서 4월 9일 연대는 서울지방선거 장애인연대 요구공약을 발표해 각 정당에 공약전달과 공약화에 대한 질의서를 보낸 바 있다.

10대 요구로는 ▲탈시설-자립전환 대책 마련 ▲저상버스 및 특별교통수단 확대 도입 ▲정신장애인 탈원화를 위한 조례 제정 ▲발달장애인 지역사회 지원 체계 구축 ▲장애인복지 행정기구를 ‘과’에서 ‘국’체제로 개편 ▲장애인활동지원 24시간 보장 ▲최저임금 이상의 상시근로 보장된 중증장애인 신규 일자리 3000개 창출 ▲장애인 차별과 인권침해 대책 마련 ▲의사소통 지원체계 마련 ▲장애인복지 예산 확대 등이다.

하지만 각 정당에서 발표한 공약에는 장애인에 대한 것들이 전무하다는 지적이다.

박홍구 서울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장은 “각 정당에서 발표한 정책 공약집을 살펴보면 장애인과 관련된 공약은 전무했다. 이렇듯 장애인 탈시설 및 발달장애인 지원 등은 수십년간 요구해도 지켜지지 않았기에 지금까지도 요구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고 토로했다.

윤상원 서울시각장애인연합회 상무이사는 10대 요구안 중 저상버스 및 특별교통수단 확대 도입에 대해 시각장애인 당사자로서 공약 도입을 촉구했다.

윤 상무이사는 ▲장애인콜택시 요금 대비 66% 높은 장애인심부름센터차량 요금 인하 ▲장애인콜택시 및 장애인심부름센터 차량 확대 필요 등을 설명했다.

그는 “장애인콜택시의 처리율은 90%인데 반해 심부름센터 차량 처리율은 50%에 불과하다”면서 “이는 시각장애인 이용자는 많은 반면 차량은 부족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고 꼬집었다.

또 “시각장애인이 형평성과 균형이 맞지 않는 정책 실수로 인해 장애 유형별 차별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락우 정신장애인지역사회생종권연대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지방과 서울의 공약차별화는 정신장애인 공약임을 설명했다.

2008년 조사한 서울시 장애인거주시설 현황을 살펴보면 응답자 57%가 지역사회에서 살기를 희망하고, 주거 및 활동보조, 소득이 지원되면 70%가 자립생활을 희망했다.

정부는 시설위주의 정책에서 탈시설-자립생활로 정책적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지만, 이는 시설의 소규모와 방향만 제시할 뿐 구체적 이행계획이나 자립생활에 대한 구체적 계획은 결여된 상태이다.

김락우 대표는 ▲시설수용중심 정책에서 자립생활 정책으로 방향전환 ▲탈시설 전담기구를 통한 개인별자립지원 ▲체험홈, 자립주택, 초기정착금 등 전환서비스 확대 등을 촉구했다.

이동석 강서다솔장애인자립생활센터 사무국장은 “세월호 참사로 유권자들의 선거에 대한 무관심이 큰 요즘 정당들은 이렇다 할 공약 하나 제시하고 있지 못하다”면서 깜깜이 선거라고 비판했다.

이동석 사무국장은 “세월호에서 보았듯 4년간 우리를 이끌 선장을 검증할 수 있는 잣대가 없다는 것은 우리를 또 한번 눈물짓게 할지 모른다”면서 “우리가 지역일꾼을 뽑는 지방선거를 관심 밖으로 밀어내서는 안된다”고 투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왼쪽부터 박홍구 회장, 윤상원 상무이사, 김락우 대표, 이동석 사무국장

연대 측은 “우리 41만 서울시 장애인과 가족들은 살기 좋은 서울을 만들기 위한 희망을 담은 10대 요구공약을 공약화 할 것을 요구한다”며 “우리는 장애의 감수성을 갖고 있는 복지시장을 선택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방선거연대는 오는 20일 서울시장 후보를 초청해 정책 토론회를 추진 중이다.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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