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복지시민단체는 청운효자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기초생활보장 수급 노인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사진 내만복)

기초생활보장 수급 노인 당사자들과 복지단체들이 27일 정오에 광화문 1인 시위를 시작으로 기초연금 실질적인 보장을 위한 행동에 나선다.

첫 번째 1인 시위자는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사는 박명희(68세) 씨다.

박명희 씨는 94세 노모와 사는 2인가구로서, 7월부터 기초연금이 각각 20만원씩 입금될 예정이다.

따라서 현행 각각 기초노령연금 9만9000원에 비해 10만1000원씩, 총 20만2000원을 더 받는다. 문제는 바로 생계급여에서 동일한 금액이 삭감 당한다는 것이다.

현재 받고 있는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 47만9000원이 27만7000원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결국 박명희 씨 가구는 기초연금이 오르더라도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 박명희 씨는 ‘줬다뺐는 기초연금’에 분개해 첫 번째 1인 시위자로 나섰다고 밝혔다.

이날 1인 시위 시작에 앞서 당사자와 복지단체들은 선포식 행사도 갖는다.

이명묵 세상을바꾸는사회복지사 대표는 "동네 어르신들이 줬다 뺐는 기초연금이라면 차라리 받지 않겠다며 분통해 한다"며 "복지현장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들이 적극 나서서 빈곤 노인들도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고현종 노년유니온 사무처장은 "어려운 처지에 있는 어르신들에게 기초연금 20만원은 너무나 소중한 생존 기반"이라면서 "정부가 과연 빈곤 노인들의 실상을 알고나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처장은 "정부가 기초생활 수급 노인에게 기초연금 20만원을 인정하면 차상위계층과의 형평성 문제가 생긴다고 핑계를 드는데, 이는 차상위계층에게도 기초연금을 온전히 인정해 소득인정액에서 제외하면 해결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은 "보편복지 바람이 불었지만 정작 가난한 사람들은 배제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번에 기초연금법을 통과시킨 여야 모두 책임지고 7월 이전에 기초생활보장법 시행령이 개정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노인 당사자들과 복지단체들은 이날 이후 매일 오전과 정오, 1인 시위를 이어갈 방침이다.

또 복지부장관 면담 신청, 사회복지사와 사회복지학 교수 릴레이 성명, 빈곤 노인 만민공동회(6월 10일 종묘공원 예정), 거리알림 활동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는 "안된다"는 답변만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기초노령연금에서 약 10만원 인상돼 기초연금 20만원을 받지만, 자신의 소득인정액이 10만원 높아지기 때문에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에서 같은 금액을 삭감 당한다. 기초연금이 20만원으로 오르더라도 기초생활수급 노인에게는 아무런 복지 증가가 없다. 이같은 기초수급 노인은 40만명에 이른다.

이는 양육수당과 형평성에서도 어긋난다.

현재 영유아보육법에 따라 지원되는 보육료지원이나 어린이집을 이용하지 않는 아동에게 지급되는 양육수당은 기초생활보장 시행령 제3조 ‘소득의 범위’에서 제외돼 있다.

따라서 기초생활수급자가 양육수당을 받아도 이것 때문에 생계급여가 깎이지는 않는다.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은 “현재 아동에게 지급되는 양육수당처럼 기초생활보장 실제소득을 계산할 때 기초연금을 예외로 해야 한다“며 ”이는 기초생활보장법 시행령을 개정하면 즉시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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