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정년연장에 대해 계속해서 검토만 하겠다는 식의 미진한 입장 표명은 초고령화를 대비 할 수 없는 무책임한 행동이며, 무사안일주의적 정치행보로 이에대한 보다 적극적인 정부의 개입이 당연히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29일, 노동부는 2010년까지 임금피크제 지원 등 임금체제의 개편과 확대를 밝히며, 정년연장을 위한 지원제도 신설과 고령자 고용촉진을 위한 고용 규제 완화 등 실질적으로 정년을 연장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정년의무화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이에 대해 대한은퇴자협회가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으며 언제까지 기업의 정년연장을 검토만 할 것인가"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난 25일 발표된 통계청의 인구조사 자료에서 한국은 지난 5년간 한해 평균 5.8%씩 노인인구의 급속한 증가를 보인 것으로 집계 됐다. 특히 지난 2000년 고령화 사회에(65살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7%) 진입한 한국이 고령화 사회로 들어서는데는 '불과 13년 안팎일 것' 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는 당초 예상된 18년보다 5년이나 앞당겨진 추세로 "초고속 초고령 사회로의 진입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정년연장 및 보장은 반드시 마련돼야 하는 대비책"이라는 것이 대한은퇴자협회의 입장이다.

또한 "이미 노령화를 경험한 일본과 독일, 프랑스 등 선진 각국은 노동력 감소와 사회 보장 비용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찌감치 정년연장에 나섰으며, EU연합내 회원국들은 2006년까지 연령차별금지법을 제정하기로 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2003년 보고서에서 고령화 사회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연령차별 철폐, 조기 퇴직 또는 정년 퇴직제 폐지, 고령 노동자의 취업 장려 등을 회원국들에게 촉구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한국의 늦장 정책에 대해 질책했다.

뿐만 아니라 "정년 의무화 도입을 검토한다는 말에도 벌써부터 기업은 난색을 표명하고 있어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정년 연장이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정년연장의 의무화는 물론 연령차별 구제책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라는 입장과 함께 "정부가 이번만은 기업논리에 얽매여 검토에만 그치지 않고, 강력한 의지를 갖고 추진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는 바"라고 밝혔다.  

지난 26일 노동부는 "올해 임금피크제보전수당 도입으로 고용정년이 2년이상 연장되는 효과를 보였다"고 자평하는 한편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서 더 많은 효과가 나타났는데 이는 제도시행 초기라 많은 회사가 제도를 잘 몰라 신청을 하지 않은 것 같다"고 분석하고, "개별홍보를 통해서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겠다"는 미온적인 대책안을 내어 놓았다. 

그러나 경제전문가들은 중소기업에서 효과가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서 "대기업들의 경우에는 분명 정년연장에 대한 정부의 정책방향을 알고 있음에도 실천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볼수 있다"며 "이는 기업이 의도적으로 회피하는 결과인데 단순히 홍보를 통한다고 해서 그들이 정부의 뜻을 쉽게 따라주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보다 구체적인 정부정책 마련이 절실하다"라고 지적했다.

대한은퇴자협회가 발표한 성명서에도 나타나듯 기업들이 고용연장 자체를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라 보전수당에 대한 해택과 홍보 이외의 보다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대안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희정 기자 hans@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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