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산에 위치한 청구재활원과 천혜요양원을 운영하는 청암재단이 시설에 수용된 장애인들에게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물을 제공하거나 화장실용 휴지 등 일상 생활용품을 주지 않는 인권유린을 자행해 충격을 주고 있다.

청암재단 노동조합, 우리복지시민연합, 대구장애인연맹, 민주노총 공공연맹 등 시민단체는 2일 대구 동구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부실한 음식, 강제노역, 시설장애인 폭행, 임금횡령 등 청암재단의 비리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이들은 회견에서 "장애인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복지재단이 장애인들에게 월 5천원에서 2만원을 월급여로 주면서 복지시설 내 장갑공장이나 농장에서 일을 시키는 반인륜적인 행위를 저질러 왔다"며 "청암재단은 이사장의 아들과 사돈 등을 생활재활교사로 등록해 3억원에 가까운 정부지원금을 착복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시민단체는 "대구시와 동구청은 청암재단의 인권유리관 비리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한다"며 "또한 경찰도 즉각적으로 회계장부와 통장 압수, 김 모이사장과 김 모원장 개인 계좌 및 거래처 계좌추적을 통한 운영비를 철저히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청암재단 관리감독청인 대구 동구청은 최근 감사를 통해 청암재단이 불법으로 챙긴 임금 1억600여만원을 환수하고 재단이사장과 복지시설 원장을 교체했으며 경북 경산경찰서는 이 시설 관계자들을 상대로 조사, 위법행위가 드러나면 사법처리 할 예정이다. 

청암재단(청구재활원, 천혜요양원) 인권유린과 운영비리
진상규명 촉구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문

청암재단은 과연 장애인을 위한 복지재단인가? 사리사욕을 위한 족벌재단인가?

청암재단의 인권유린과 운영비리를 고발한다.

반인륜적, 반사회적 행위를 저지른 청암재단을 우리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동구청과 대구시는 비리재단에 대한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하라!!!

경산경찰서와 경북지방경찰청은 한줌 의혹도 없이 철저한 수사를 통해 비리를 밝혀라!!!

청암재단은 그동안 시설생활인에 대한 인권유린과 노동력 착취, 국고보조금 횡령 등 운영비리 등 온갖 만행을 저질러 왔다. 관리감독관청인 동구청과 대구시의 비호가 없으면 도저히 불가능한 일들을 일상적으로 자행한 사실에 대해 우리는 경악하고 있다. 동구청은 부실감사에 대한 책임을 일차적으로 져야 할 행정기관이다.


족벌체제로 운영되어 온 청암재단은 2004년 9월 대구시사회복지협의회가 개최한 제13회 대구사회복지대회에서 김○○ 전 이사장이 대구사회복지상 본상을 수상하는 등 외부로는 복지사업을 빙자해 왔고, 내부로는 일부 운영진들만의 세상을 구축한 채 시설생활자 위에 군림하면서 세상과 단절된 ‘청암독립공화국’이었다. 그 속에서 생활해야만 했던 장애인들은 노예와 같은 생활로 하루하루를 영위해 왔다라는 사실에 우리는 분노하고 있다. 우리는 인간이하의 대접을 받아 왔던 시설생활 장애인들이 그동안 겪어야 했던 삶의 고통에 대해서도 뼈저리게 가슴아파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한다.

  청암재단은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곰팡이가 생긴 부식과 음료수를 생활인들에게 제공하는 가 하면, 휴지가 없어 신문지로 뒤처리를 하게 하였고, 생리대가 없어 후원받은 아기 기저귀를 착용하도록 묵인해 왔다. 심지어 업소용 치약과 일회용 칫솔을 지급하여 장기간 사용하도록 하는 등 복지사업은 커녕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만행을 저질렀다. 청암재단의 반인륜적 행위에 대한 의혹은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더욱이 청암재단 전 이사장(김○○)은 수십에서 수백마리의 개, 닭, 오리 등을 사육하는 개인농장(경산 청통면, 땅은 법인재산)에 건강한 시설생활인 일부를 몇 년씩 숙식 시켜 가축을 돌보도록 했으며, 개에게 물려 팔이 부어서도 치료는 고사하고 새벽에 일어나 개밥을 주며 오물을 치우는 노역을 시켰다. 사육하는 개는 예방접종을 하였지만, 바로 강제노역에 동원된 시설생활인들은 변변한 치료 한 번 받지 못했다. 그야말로 시설생활인들은 개보다 못한 대접을 그동안 받아 온 것이다. 또한 그들은 개사육장 바로 옆 보일러시설과 세면시설이 전혀 없는 차가운 창고방을 숙소로 사용하면서 오랫동안 씻지도 못해 거의 반 짐승과 같은 생활수준을 영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청암재단은 농장생활에 지쳐 건강에 문제가 생긴 장애인들은 다시 시설로 보내고 대신 건강한 시설생활인을 농장에 보내는 반인륜적 행위를 지속적으로 저질러 왔다. 반면 청구재활원의 유령직원으로 등재되어 있으면서 농장을 관리한 관리자의 숙소는 낮에도 보일러가 가동되었다.

  이밖에도 시설 내 장갑공장을 불법 운영하면서, 공장운영자는 유령직원으로 등재하고 일은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시설생활인들을 시켰지만 임금은 커녕 발생한 수익금은 어디로 갔는지 오리무중이다.

  부실 도시락 파동으로 온 국민을 분노시킨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보다 더 심한 음식을 일상적으로 제공한 청암재단, 꼬박꼬박 정부보조금은 허위영수증을 통해 부식비로 지출되면서 사리사욕에만 눈먼 족벌비리재단. 상황이 이 정도면, 청암재단의 인권유린은 조사가 진행되면 될수록 더 불거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반사회적, 반인륜적 범죄 의혹을 받고 있는 청암재단을 우리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청암재단(법인사무국 : 대구시 동구 불로동 1107-96)은 경산시 와촌면에 정신지체 장애인 생활시설인 청구재활원(장애인 187명)과 중증장애인 요양시설인 천혜요양원(장애인 40명)을 운영하고 있는 사회복지법인이며, 지도감독과 국고보조금 등 재정지원은 동구청으로부터 지금까지 받아 왔다.

  청암재단의 인권유린의 현주소가 이 지경인데, 재정운영은 불법으로 도배했음이 불을 보듯 뻔하다. 최초 비리제보가 작년 12월19일 청구재활원 홈페이지와 대구시청 홈페이지에 올라 온 이후 지금까지 청암재단은 회계장부를 조작한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청암재단 노동조합의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동구청은 전면적인 감사를 실시하지 않은 채 경미한 몇 가지 사항만 해당시설이 소재한 경산경찰서에 고발조치하고 행정조치만 취한 채 사건을 서둘러 마무리 지으려고 하는 등 은폐에만 급급하다. 급기야 동구청은 시민사회단체들의 기자회견과 집회 소식이 전해지자 부실감사내용을 갖고 기자브리핑을 하는 등 책임을 면피하려는 얄팍한 술책만 부리고 있다. 경산경찰서 또한 회계장부와 통장에 대한 압수수색과 계좌추적을 하지 않은 채, 인권유린에 대한 전면적인 수사도 펼치지 않은 채 늦장대응과 봐주기식 수사로 일관하고 있다. 수사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러운 부분이다. 증거인멸에 대한 우려만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초동수사의 문제점은 이미 드러난 상태다. 경산경찰서 또한 시민사회단체의 항의방문이 임박하면서 동구청처럼 갑작스럽게 호들갑을 떨며 수사에 열을 올리는 척 하고 있다.

족벌법인인 청암재단은 친인척 등 유령직원을 허위로 직원으로 등재하여 그동안 최소 2~3억정도의 인건비 착복과 피복비 .부식비 .난방비 .차량유류비 등을 실구입액과 장부(영수증)와의 차액만큼 업체로부터 돌려받는 방법으로 수억원의 국고보조금을 횡령한 의혹을 사고 있다. 통장에 입금된 시설생활인들의 후원금을 갈취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시설 증 .개축 등 개 .보수공사를 통한 공사대금 착복과 허위보고 및 허위영수증 처리 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도 요구된다.

  사실 청암재단은 돈이 있는 곳이면 비리를 저질러 왔고, 회계장부를 조작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암재단은 비리의 규모가 너무 커서 회계조작도 불가능한 상황까지 왔는 줄 모른다. 지금까지 인권유린과 비리가 눈덩이 처럼 커 왔음에도 불구하고 동구청과 대구시는 무엇을 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동구청은 서둘러 비리가 시민사회에 드러날 것을 우려해 임원진을 교체시켰다(대표이사와 이사 교체). 그러나 우리는 새임원진 또한 진상규명에 소극적이고, 비리를 은폐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청암재단 운영정상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할 뿐 아니라 운영정상화를 위한 논의의 대상도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

  청암재단은 사유화된 족벌재단이다. 쉽게 재단소유의 사회복지시설을 새임원진들에게 보상이나 이면계약도 없이 넘겨줄 리 없다. 그러나 전격적으로 재단대표이사와 이사의 교체가 이루어졌다. 따라서 다른 복지재단의 인맥으로 구성된 새임원진들이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것과 그들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동구청은 분명히 답해야 한다. 진정으로 청암재단의 비리의혹 주범들은 물러 난 것인가? 행정의 비호아래 사건이 잠잠해질 때까지 온 몸을 납작 엎드려 숨어 있는 것은 아닌가? 공공자산임에도 불구하고, 비리가 있다 해서 재단 대표이사와 임원들이 개인 소유로 여기는 사회복지시설을 버리고 사건화도 되기 전에 교체된 사례는 우리나라에서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드문 현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구지역의 시민사회단체들은 청암재단의 인권유린과 비리의혹에 대한 실태를 시민사회에 고발하면서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동구청과 대구시는 대오 각성하고, 인권유린과 청암재단의 비리에 대한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라!!!

  2. 경산경찰서와 경북지방경찰청은 즉각적으로 회계장부와 통장 압수, 그리고 김OO이사장, 김OO원장 개인 계좌 및 거래처 계좌 추적을 통한 운영비리를 철저히 수사하라. 반인륜적 범죄에 대해서도 진실을 규명하라!!!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오늘 비통한 심정으로 청암재단의 인권유린과 운영비리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지면서 진실이 하루속히 규명되길 관련기관에 촉구한다.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인권유린 실태와 청암재단의 비리가 제대로 규명되고, 청암재단이 시설생활인들을 위한 진정한 복지재단으로 거듭 태어나는 그날까지 투쟁해 나갈 것임을 선언한다. 진실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대구시와 동구청 그리고 관련기관에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2005년 2월 2일

청암재단 노동조합, 민주노총 공공연맹, 대구경실련, 대구여성의전화, 대구여성회, 대구장애인연맹, 대구참여연대, 대구환경운동연합, 민주노동당 대구시당, 아파트생활문화연구소, 우리복지시민연합, 참언론대구시민연대

정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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