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는 몸이 불편한 것일 뿐, 마음까지 불행하지 않습니다. 테니스 코트를 누빌 때면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하죠.”

4일 인천 열우물테니스경기장에서 열린 2014 코리아오픈 국제휠체어테니스대회에 참가한 ‘발로 서브를 넣는’ 유명 스타 니콜라스 테일러(34세, 남, 미국) 선수는 이같이 말했다.

테일러 선수는 양 손이 뒤틀린 그는 라켓에 끈을 매달아 왼손으로 잡고, 오른손으로는 전동휠체어를 조종하며 날아오는 공을 힘차게 받아친다.

손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흘러내리는 땀을 닦을 수도, 옷매무새를 고쳐 입을 수도 없다. 경기 중 쉬는 시간엔 입으로 페트병을 물어 간신히 목을 축이지만 표정에선 느긋함을 엿볼 수 있었다.

니콜라스 테일러 선수는 이날 상대 선수를 가볍게 꺾고 8강에 안착했다.

2014 코리아오픈 국제휠체어테니스대회는 2014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가 대회 전 테스트 이벤트로 개최한 대회로, 3일 인천열우물테이스경기장에서 개막해 7일까지 11개국 86명의 선수와 70여명의 임원들이 참가해 경쟁을 펼친다.

테일러 선수는 20년 전 고등학생 시절에 휠체어를 탑승한 채로 할 만한 운동을 찾던 중 우연한 기회로 테니스를 시작하게 됐다.

"축구나 농구 같은 단체 경기는 휠체어를 타기 때문에 불가능 했어요. 하지만 테니스는 장애인인 저에게 적격이었죠."

비장애인 어린 선수들과 경기를 하며 실력을 쌓았고 1995년 휠체어테니스 대회에 첫 출전의 기회를 잡았다.

2008년 제13회 베이징 장애인올림픽대회에서는 휠체어테니스 남자 복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에서 테일러 선수는 경추장애등급인 ‘쿼드’부문에 출전했다. 여느 절단장애 선수들과 달리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가 없어서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서브를 넣을 때 휠체어 뒤에 매단 바구니에서 공을 꺼내는 반면, 저는 볼보이가 공을 굴려줘야 해요. 공이 굴러오면 탄력을 이용해 왼쪽 발등 위에 사뿐히 올리고 오른쪽 뒤꿈치를 겹쳐 올려 공을 고정해야만 하죠. 이후 왼쪽 발로 공을 살짝 튕겨 올려 언더핸드로 정확하게 상대방 코트로 보내면 관중들의 탄성이 절로 쏟아져요."

그는 서브를 넣을 때 양손을 쓸 수 없었기 때문에 발을 이용한다. 남들은 신기하게 바라보지만 이 기술을 익히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근력운동을 위해 팔로 잡아당기는 사이클이나 벤치 프레스를 즐겨하고 있어요. 공에 대한 자기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원하는 곳에 공을 보내는 능력과 전동 휠체어 컨트롤을 자유롭게 하면 됩니다."

니콜라스 테일러 선수는 인천장애인AG에 출전하는 장애인 선수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스코어가 어떻든 포기하지 말고 경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진정으로 장애를 극복하고 나 자신을 뛰어넘는 또 다른 도전이에요. 출전하는 모든 선수들에게 행운을 빕니다."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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