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과 시각장애라는 편견과 한계를 뛰어넘은 전설적인 음악가 레이찰스의 생애를 그린 영화 <레이>가 18일 개봉한다.

시각 장애와 인종차별을 극복하며 세계적인 가수로 성공한 ‘레이 찰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레이(Ray)’가 18일 개봉을 앞두고 2일 오후 언론시사회를 통해 첫 선을 보였다.

‘레이 찰스’는 6살 때 동생의 갑작스런 죽음을 목격하고 7살에 시력을 잃었지만 아들이 혼자의 힘으로 당당히 살아갈 수 있기를 원했던 어머니 '아레사'의 엄한 교육 덕분에 세상에 맞서는 법을 배우게 된다.

‘레이’가 시각 장애를 극복하고 험한 세상에서 시각장애인이자 흑인으로서 홀로 서기를 할 수 있도록 이끈 어머니의 가르침은 레이에게 한줄기 빛이었다. 

시력을 점점 잃어가는 레이에게 어머니는 “육체적인 장애 때문에 정신적인 장애인이 되어서는 안된다. 마음의 장애인이 되지는 말아야 한다”고 항상 강조한다.

어린시절 레이가 앞이 서서히 보이지 않아 의자에 치여 넘어져 울부짖으며 어머니의 도움을 청할 때, 그녀는 아들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아들의 외침을 애써 외면한다. 마침내 레이가 예민한 청각과 손 끝의 촉각으로 길을 찾아가자 그녀는 아들을 부둥켜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교육방법이 옳았음을 온 몸으로 보여준다.

창문 밖 벌새의 날개 짓 소리까지 들을 수 있을 정도로 타고난 청각과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발판으로 흑인 장애인이 받아야만 했던 모든 편견을 물리치고 가수로서의 삶을 시작한 레이.
가스펠과 블루스를 접목시킨 새로운 노래로 젊은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끈다.

레이의 어머니는 마음의 장애인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어릴때부터 레이를 엄하게 훈육했다.

레이는 그를 이 세상에서 혼자 살아갈 수 있게 만들어준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말고 자기 힘으로 일어나라’는 어머니의 강한 메시지에 따라 마약을 끊고 세상에 맞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한다.

지난해 6월 사망한 레이 찰스는 사망하기 몇 달 전 한 인터뷰에서 “시련도 많았지만 기쁨과 행복도 수없이 많았던 나의 일생을 통해 어떠한 역경이 닥쳐도 좌절하지 않는다면 결국 모든 시련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진심으로 전하고 싶다. 그리고 '아직 꿈이 있다면 절대 포기하지 말고 계속해서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테일러 핵포드 감독은 “영화 ‘레이’를 통해 그의 비상한 천재성과 대단한 용기는 물론, 시각장애라는 처절한 비극과 그를 항상 괴롭혔던 동생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 그리고 창작의 고통 등을 그대로 표현해냈다”고 전했다.

한편, 레이 찰스 역을 훌륭히 소화해낸 제이미 폭스는 ‘레이’로 2005년 골든 글로브에서 뮤지컬/코미디 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오는 2월에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의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오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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