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진행중인 노인일자리찾기 캠패인을 취재하다보면 가끔 '노인일자리사업의 정부 취지와 초래되는 결과가 전도돼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빈곤한 노인 혹은 65세 이상의 고령자에게 경제적 능력을 부여함으로써 고령사회를 극복한다는 취지와 노인의 여가생활을 활용하고 노년기 건강을 유지할 수 있게 돕는다는 의도에서 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노인일자리사업은, 보여지는 규모가 상당히 성장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며 서울시내 노인복지관마다 다양한 프로그램과 참신한 아이디어로 노년 직업 창출에 한몫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노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노인들의 대부분은 '경제적 자립이 절실한 이들'이기 보다는 '인생을 위한 재투자를 준비하는 사람들'에 해당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복지관을 찾았을 때도 저소득층 고령자들은 "수입이 얼마 되지 않아 차라리 용역업체와 연계해 일자리를 알아보는 것이 낫다"라고 이야기하곤 한다.

그들이 청소나, 경비와 같은 직업을 선택한다 하더라도 한 달에 벌어들이는 수입은 월 100만원이 채 못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월수입이 20만원 안팎에다 6개월에서 8개월 후에는 종료되는 노인일자리사업보다는 낫다는 것이 저소득 고령자들의 증언이다. 결과적으로 노인일자리사업은 저소득 노인들이나 경제적 자립이 절실한 이들에게는 외면받고 있는 것과 같다.

노인들의 이 같은 말에 고개가 끄덕여 지는 이유도 2인 가족 기준으로 한달 생활비가 100만원이라고 가정할 때, 노인일자리사업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월20만원 안팎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노인이라고 해서 밥을 남들의 5분의 1만 먹는 것도 아니요, 옷을 5분의 1만 걸치고 다니는 것도 아닌데 월 20만원이면 부족해도 그럭저럭 쓸만하지 않느냐는 답변은, 생활비가 아닌 '한달 용돈 정도로는 그럭저럭'이라는 뜻으로 해석돼야 옳은 것이 아닌가…

노인일자리사업 정책이 지자체와 복지관의 예산확보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따라서 그들의 경쟁 관계속에서 일자리가 필요한 노인들이 소외받지 않도록 정부의 냉철한 대처를 기대해 본다.
 

서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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