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지난 8일 범정부 차원의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새로마지 플랜 2010)' 시안을 발표한 것과 관련 ‘너무나 미흡한 계획안’이라는 비판적인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어 정부 정책안의 수정까지도 전망되어지고 있다.

이들이 지적하는 사안의 큰 골자는
△ 저출산 원인이 자녀양육비 부담과 고용·소득 불안정, 일과 가정의 양립 곤란 등 각종 경제적·사회적 요인에서 비롯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대책이 너무 미흡하다.
△ 당초 정부가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려 했던 아동수당제, 기본 보육료제 등이 이번 시안에서 빠진 것은 정부의 진정한 저출산 정책 추진 의지를 의심케 한다.
△ 이번 대책은 저출산을 해결하기 위한 발상의 전환이 포함되지 않은 채, 각 부처 업무계획의 짜깁기에 그치고 있다는 등이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기본계획 시안의 핵심은 지금까지 저출산 정책이 저소득층 위주의 지원에 머물렀다면 이번의 저출산 정책 기본 방향은 중산층까지 정책적 혜택이 크게 확대된다는 것으로 복지부는 평가하고 있다.
우선 영·유아 보육비 지원 대상이 현재 도시근로자 가구 월평균 소득의 70% 이하 가구에서 2009년에는 월 평균 소득 130% 이하까지 확대된다. 이를 위해 정부는 향후 5년간 10조 원을 투자, 영·유아기 자녀 양육을 체계적으로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사교육비 절감,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노인복지 향상 등 오는 2010년까지 5년간 총 32조 746억 원을 투입해 저출산·고령화 문제 해결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저출산과 맞물린 고령화 극복 전략으로 안정적인 노후소득보장을 위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사각지대를 해소한 국민연금 개혁방안을 구축할 계획이며, 노인수발보험 시행을 위한 기반 조성을 위해 2008년까지 요양인프라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노인의 주거와 교통편의를 증진시키고 고령친화산업 육성을 위해 법과 제도를 정비할 방침이다.

저출산 대응과 고령사회 적응을 위한 기본계획 시안에는 △출산과 양육에 유리한 환경 조성 △고령사회 삶의 질 향상 기반 구축 △저출산·고령사회의 성장 동력 확보 등의 대책이 담겨 있는 셈이다.

한편 재정지출 분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출산·양육지원 등 저출산대책 18조 8,998억 원 △안정적 노후소득 보장 등 고령화대책 7조 1,802억 원 △여성·고령자 등 잠재인력 활용기반 구축 등 성장동력 확충 5조 9,600억조 원이 각각 투입될 전망이며 이를 위해 국비 11조 원, 지방비 13조 원, 기금 등에서 8조 원을 투자토론 한다고 정하고 있다.
또한 부족한 재원마련을 위해 현재 수립 중인 '국가재정운용계획(2006∼2010)'과 내년도 예산 편성 시 이번 계획을 우선적으로 반영하기로 했으며, 중·장기적으로 안정적 재원확보 방안도 마련할 계획임을 전했다.
기본계획과 관련,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김용현 정책본부장은 "이번 시안에서는 저출산 문제 극복을 위해 출산과 양육에 장애가 되는 환경들을 제거해 나간다는 기본원칙 하에 자녀양육에 필요한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데 우선 초점을 뒀다"며 "특히 저소득층 위주의 지원이 아니라 출산과 양육을 겪고 있는 대다수 국민이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그 대상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비판여론을 밝히고 있는 관계자들은 “정부가 기본계획을 수립함에 있어 각계각층의 참여와 합의하에 저출산 고령화대책 연석회의를 진행하면서, 합의를 통해 기본계획을 수립, 발표한 것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방식과 절차는 또 한번의 정치적 실수를 초래하는 것”이라며 “또한 정부의 안이 지나치게 추상적인 것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의 진입에 따른 소요재원 조달 가능성에 대한 국민의 의구심을 해소하려면 보다 세부적인 대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이번 저출산·고령화 기본계획 시안은 12일 공청회와 저출산·고령화대책 연석회의의 논의 등을 거친 후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저출산·고령사회 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달 중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서희정 기자 hans@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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