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언론사의 장애인관련기사. 사진제공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

일 년에 단 하루, 장애인의 목소리를 마음놓고 낼 수 있는 장애인의 날 기간에도 대형 언론사의 관심이 점차 감소하고 있자 장애계 단체가 장애인 정책 및 인식개선을 위한 언론의 책임을 촉구하고 나섰다.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가 제34회 장애인의 날을 맞이해 4월 14~25일 주요 언론사의 장애인 관련 기사를 모니터링한 결과 2012년과 비교해 기사의 양적·질적 감소가 눈에 띄었다고 27일 발표했다.

모니터 대상 언론사로는 경향신문, 국민일보, 동아일보, 문화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국일보, 한겨레 등 10개의 종합일간지와 매일경제, 서울경제, 한국경제, 헤럴드경제 등 4개의 경제지로 총 14개 언론사를 대상으로 장애인 중심 및 장애인이 주체가 된 기사를 조사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보도된 기사 수는 2012년 256건(1일 평균 18.2건), 2013년 168건(1일 평균 12건)인 반면 올해는 총 132건(1일 평균 9.4건)으로 점차 감소하는 추세였으며, 언론사별로 하루에 기사 1건에 미치지 못했다.

이러한 장애인 관련 기사 수의 감소 원인은 ‘장애인이 주체가 된 기사’라는 제한적 조사기준, 세월호 참사의 영향, 언론의 장애인 관심 감소 등을 꼽았다.

장애인 기사 보도 비율이 가장 높은 언론사는 한국일보로 13.6%(18건)을 차지했다.

기사 유형으로는 스트레이트 기사 81건(61.3%), 칼럼·기고 14건(10.6%), 인터뷰·현장동행 11건(8.3%), 단신10건(7.6%), 사진기사 8건(6%), 전문기획기사 5건(3.8%), 사설 3건(2.3%) 순으로 분석됐다.

2012년 장애인의 날에 사설·칼럼·기고 기사가 24건, 사진기사가 26건, 기획기사가 27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년 사이에 감소폭이 상당함을 알 수 있다.

또 장애인정책 이슈 기사는 37건이 기사화됐으며, 활동보조와 장애등급제 9건, 고용 8건, 교육 5건, 발달장애인(법) 4건 등이다.

특히 활동보조인이 없는 사이에 자립생활체험홈에서 17일 숨진 송국현 씨 사건은 경향신문, 서울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등에서 보도됐으며, 이중 한겨레가 기획기사와 사설 등으로 사건의 원인과 문제점 등을 분석했다.

모니터를 분석한 국가인권위원회 이인영 씨는 “장애인당사자의 역량 강화로 장애인이 주체가 돼 정책 및 제도를 만들어 나가고 있지만 사회적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 무엇보다 사회 여론을 형성하는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이 아니고서는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의 목소리나 입장은 사실상 묻혀버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기에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언론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는 장애인식개선에 영향을 미친 기사를 선정하는 ‘이 달의 좋은 기사’를 선정하고 있다.

1월에는 박영준 세계일보 기자의 ‘[단독] 응답 없는 정부 장애인 일자리 정책(1.9.)’, 2월에는 경향신문 최희진 기자의 ‘[‘박근혜 복지’ 6가지 이슈] 기초급여 인상, 소득 70%이하로 후퇴, “그나마 등급 나눠 차별”(2.9.)’, 3월에는 한국일보 김광덕 기자의 ‘[한국 시사토크] 장애인 250만명… 지방선거 후보들 구체적 공약 내놔야(3.12)’, 4월에는 한국경제 강경민 기자의 ‘獨 “장애아도 사회생활 지장 없게”… 재활치료와 일상교육 병행(4.15)’ 등을 각각 선정했다.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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