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신고? 피해학생 10명 중 7명 "효과 없다"

피해응답률 감소추이 그래프

학교폭력 피해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실제 피해자가 폭력피해를 알렸을 때 신고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조사가 결과가 나왔다.

교육부는 11일 전국 시·도교육감이 공동으로 실시한 2014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발표한 결과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이 1.4%로 학교폭력 감소 추세가 지속되는 듯 보이지만 피해사실을 알린 학생 10명 중 7명은 신고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가 한국교육개발원에 위탁해 전국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약 498만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3월 24일부터 4월 30일까지 실시했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참여 학생 중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6만2000명으로 피해 응답률이 총 1.4%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2차 조사 피해응답률 1.9% 대비 0.5%p가 감소한 것이다.

초·중·고 모든 학교·급에서 피해응답률이 감소했고, 중학생의 피해응답률 감소폭이 0.7%p로 가장 크게 나타났다. 초등학생과 고등학생은 각각 0.3%p씩 감소했다.

피해응답 성별 비율은 남학생이 1.6%, 여학생이 1.1%로 남학생이 높았으며, 학교규모가 작을수록 피해응답률이 높았다.

특히 학년별 피해응답 비율은 초등학교 2.4%, 중학교 1.3%, 고등학교 0.6% 순으로 나타나 초등학교의 학교폭력 피해응답률이 고등학교의 4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피해유형별로는 언어폭력(34.6%), 집단따돌림(17.0%), 폭행(11.5%), 스토킹(11.1%), 사이버 괴롭힘(9.3%), 금품갈취(8.0%), 강제심부름(4.7%), 추행(3.8%) 순으로 발생했다.

모든 유형의 피해 응답건수가 감소했으며, 금품갈취·강제심부름 등 전통적 유형의 폭력의 비중은 꾸준히 감소했다.

언어폭력·집단 따돌림·폭행·사이버 괴롭힘의 비중은 지난해와 비슷한 경향을 유지했고, 스토킹 비중은 1.8% 소폭 상승했다.

또 학교 밖(32.1%)보다 학교 안(67.9%)에서 발생한 피해가 많았으나, 학교 안 비중은 지난해 2차 학교폭력 조사 대비 학교 안 피해가 3.8%p가 감소했다.

학교급이 높을수록 주로 교실에서 피해를 당했다고 응답한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고등학교는 48.1%, 중학교 43.9%, 초등학교 33.2%로 가해 학생들이 노출된 환경에서 학교폭력을 가하는 것을 개의치 않아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학교폭력 피해시간은 ‘쉬는 시간’과 ‘하교 이후’ 비중이 가장 높았고, ‘점심시간’, ‘수업 시간’ 등 일과시간 중에 폭력이 발생한 경우가 많았다.

단, 지난해 2차 조사 대비 쉬는 시간(3.2%p), 수업시간(1.5%p) 등 일과시간 비중은 감소하고, 하교시간(1.4%p↑) 및 하교 이후(1.4%p↑)의 비중은 소폭 증가했다.

학교폭력 가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2만7000명(0.6%)로 지난해 조사된 1.0% 대비 0.4%p 감소했다.

여학생(0.4%)보다 남학생(0.8%)이 가해응답률이 높았고, 가해유형별로는 집단따돌림(27.1%), 언어폭력(26.6%), 사이버 괴롭힘(11.4%), 스토킹(9.9%) 등의 비중이 높았다.

가해이유는 장난으로(28.4%), 피해학생이 마음에 안 들어서(21.1%)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남학생은 ‘장난으로’의 응답비중이 35.5%, 여학생은 ‘마음에 안들어서’의 응답비중 33.5%로 가장 높았다.

가해학생 중 93.8%(2만5000명)는 가해행동을 중단했고, 중단 이유는 ‘스스로 나쁜 행동임을 알게 돼서’의 비중이 40.8%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은 ‘처분, 혼나서’ 20.7%, ‘피해학생이 싫어해서’ 10.9% 순으로 조사됐다.

가해학생의 25.4%(7000명)은 피해경험도 있는 것으로 응답해 학교폭력 가해경험과 피해경험이 중복되는 비율이 높았으며, 가해학생 78.9%가 피해학생이 ‘힘들었을 것 같다’고 응답해 피해자에 대한 공감능력은 꾸준히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학교폭력 목격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32만5000명으로, 학교폭력 목격 시 주변에 알리거나 도와줬다는 응답이 79.1%에 달해 방관 비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방관이유 중 ‘나와 관계없어서’의 비중이 3.9%p 감소하는 등 피해자에 대한 공감능력은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피해 응답자의 78.4%가 피해사실을 가족·학교·친구 또는 선배·117상담센터에 알렸으며, 이는 지난해 조사 대비 2.3%증가한 수치이다.

피해사실을 알린 상대는 가족(36.3%),학교(21.9%), 친구․선배(16.5%),117(3.7%)순으로 파악됐다.

피해 사실을 알리지 않은 이유는 ‘별일 아니라고 생각해서’, ‘해결 안 될 것 같아서’ 등의 순으로 나타났으나, 가장 주된 이유인 ‘별일 아니라고 생각해서’의 응답비중은 감소(3.6%p)해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은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주목할 점은 피해 사실을 알린 학생 중 33.9%가 신고가 효과가 있었다고 응답해 지난해 대비 수치는 7.3%p 하락했다.

여학생에 비해 남학생이 신고가 효과 있었다고 응답한 비중이 높았고(남 36.3%, 여 30.9%), 특히 학교급이 높을수록 신고의 효과가 낮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교육부는 학교폭력 예방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단위학교별 여건에 맞는 후속조치 위한 대책 수립·시행 ▲학교폭력 피해유형별 맞춤형 대응 강화 ▲학교폭력 예방 위한 범사회적 협력 체계 강화 등의 후속조치를 취할 것을 밝혔다.

한편 올해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는 9월 중 실시될 예정이다.

이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