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제3부, 재판장 민일영, 이인복)은 지난 10일 이같은 내용을 법관전원일치로 판결했다.

지난 2010년 12월 아파트 경비원 양모 씨는 눈을 쓸다 넘어져 착용하고 있던 의족이 파손돼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한 바 있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은 의족파손은 신체의 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요양불승인 처분을 내렸고, 이에 양 씨는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했다.

권익위는 2011년 5월 의족이 양 씨에게는 신체의 일부와 마찬가지의 기능이며, 이미 근로복지공단도 ‘물건이더라도 인체에 부착되면 신체의 일부로서 신체의 필수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경우 요양급여가 가능하다’고 인정한 사례를 들어 요양불승인 취소를 의결했다.

그럼에도 근로복지공단은 불가 태도를 고수했고, 양 씨는 2011년 9월 8일 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1심 행정법원과 2심 고등법원 모두 의족을 신체의 일부로 볼 수 없고, 인적피해가 아닌 물적피해는 요양급여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해 모두 양 씨의 패소로 종결됐다.

2012년 양 씨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법무법인 태평양에 사건을 의뢰해 3심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10일 판결문을 통해 의족은 신체의 일부인 다리를 기능적·물리적·실질적으로 대체하는 장치로서 업무상 사유로 근로자가 장착한 의족이 파손된 경우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요양급여의 대상인 근로자의 부상에 포함된다고 판시했다.

또 원심의 판단이 헌법상 평등의 원칙과 장애인차별금지법, 산재법에서 정한 업무상 재해 및 요양급여의 범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했다고 판시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원심법원에 환송했다.

판결문 세부 내용으로는 ▲산재법과 장차법을 비롯한 관련법규의 해석상 업무상 재해로 인한 부상의 대상을 생래적 신체에 한정할 필요는 없음 ▲의족 파손을 업무상 재해에서 제외하는 경우 장애인 근로자에 대한 보상과 재활에 공백을 초래 ▲신체의 탈부착 여부를 기준으로 요양급여 대상을 가르는 것은 비합리적 ▲의족 파손을 업무상 재해에서 제외한다면 사업자들로 하여금 의족 착용 장애인들의 소극적 고용 우려 ▲피고는 장애인근로자를 포함한 모든 근로자의 재활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의무가 있다는 점 등을 들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측은 “앞으로도 평등 지향적인 판결로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을 실현하는데 앞장 서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소송은 법무법인 태평양 이인재, 조원희, 박정은, 박성민 변호사와 김예원 변호사가 소송대리를 맡았다.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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