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일 인천 간석역에서 뇌병변장애1급인 박기연(48세)씨가 세상을 비관하고 지하철 선로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고가 발생해 장애인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줬다.

인천시청 앞에서 안상수 인천시장과의 면담에 들어가기전 고 박기연씨가 타고 다니던 휠체어를 태우는 추모행사를 거행했다.

이에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이하 인장연)는 13일 인천 간석역 광장에서 고 박기연 씨의 추모제를 갖고 도로 행군으로 인천시청까지 행진, 시청앞에서 활동보조인제도화 쟁취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안상수 시장과의 면담을 시도했다.

인장연은 이번 추모제와 결의대회에 대해 "한 뇌성마비장애인 스스로 목숨을 저버리는 일이 발생했다. 고 박기연씨는 뇌병변1급 장애를 가지고 있었으며 교육을 받지 못해 글도 읽지 못했다"며 "그는 94세 치매에 걸린 아버지와 뇌종양에 걸린 형과 함께 살며 처절히 장애인 차별찰폐를 외쳤다. 하지만 그가 선택한 것은 죽음이었다"고 전하며 이제 더 이상 장애인을 죽일 수는 없으며 중증장애인이 자립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활동보조인서비스 제도화를 위한 투쟁을 선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장연은 고 박기연 씨의 죽음에 대해 성명서를 발표하며 "과연 누가 그를 죽게 만들었는가?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나 인간으로 태어났다면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음에도 정부는 고 박기연 동지가 40여 년을 인간답게 살아갈 있는 제도나 정책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수많은 중증장애인들이 밖으로 나오지 못해 배우지도 못하고 집안에 방치되어 살아가고 있으며 수십 년만의 외출이 유일한 경력으로 남아 누군가 도움이 없이는 먹지도, 화장실도 가지 못해 가족들에게 부담을 주며 죄인처럼 숨어살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그들이 죄인이나 짐승처럼 살 수 없으며 권리로서 보장되는 활동보조인서비스를 제공돼야 중증장애인의 삶이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활동보조서비는 중증장애인의 당연한 기본적 권리로 중증장애인에게 보장돼야 하며 더 이상 예산문제로 미뤄져서는 안 된다"고 인천시를 강력히 비난하며 △중증장애인 생종권을 무책임하게 짓밟지 말고 생종권 보장할 것 △가족에게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활동보조인이  시급히 필요한 중증장애인에게 활동보조인을 파견할 것 △활동보조서비스를 중증장애인의 기본적인 권리로 인정 할 것 △공동실태조사를 통해 활동보조인서비스 제도화 할 것과 공개사과 등을 인천광역시 안상수 신임시장에게 강력히 요구했다.

이날 추모제는 인천 간선역 광장에서 추모사와 함께 많은 장애단체들이 참석해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또한 이들은 간석역을 출발 박씨의 전동휠체어를 앞세우고 인천시청 앞까지 활동보조인 제도화를 촉구하는 거리행진과 퍼포먼스를 벌이며 이동했다.

이동중 도로를 점거하고 농성을 펼쳐 일시적인 도로마비를 초래하기도 했으나, 경찰과의 심한 마찰은 없이 평화적인 농성을 진행했다.

인천시청에 도착한 투쟁단은 인천시에 활동보조인 서비스 제도화를 요구하는 집회를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는 고 박기연씨가 평소 타고 다니던 다리와 같은 휠체어를 불태우는 행사를 가져 어려운 삶을 살다간 고인에 대한 명복을 빌었다.

투쟁단은 이날 안상수 시장과의 면담을 시도했으나 뜻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이에 앞으로 인천시가 활동보조인 서비스의 제도화 요구를 들어줄 때까지 노숙농성을 진행할 계획임을 밝혔다.

진선미 기자 websun@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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