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고법 제1민사부는 병원 측의 검사 소홀로 지적장애아를 낙태하지 못했다며 곽모 씨가 모 대학병원과 의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다고 20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곽 씨는 장애가 있는 첫째 아이를 기르고 있던 중, 둘째 아이를 임신하고 모 대학병원에서 검사한 결과 태아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검사결과를 받고 출산했다.

하지만 2005년 7월 검사 결과와 달리 곽 씨의 둘째 아이가 지적장애 1급 판정을 받았다.

이에 곽 씨는 지난 2012년 ‘장애아인 것을 알았더라면 아이를 낳지 않았을 것인데 병원 측 과실로 장애아를 낳고 키우게 됐다’며 앞으로 20년간 매달 100만원씩 총 2억4000만원을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6월 대전지법 천안지원은 ‘태아의 질환은 모자보건법이 허용하는 낙태사유가 아닌 점’을 들어 “곽 씨가 둘째 아이의 장애를 알았다 하더라도 아이를 낙태할 결정권이 없다”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현행 모자보건법에 의하면 ▲임신부 본인이나 배우자가 우생학적 또는 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신체질환이 있는 경우 ▲본인이나 배우자가 전염성 질환이 있는 경우 ▲강간 또는 준강간에 의해 임신된 경우 ▲법률상 혼인할 수 없는 혈적 또는 인척 간에 임신된 경우 ▲임신의 지속이 보건의학적 이유로 임신부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고 있거나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한해서만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

대전고등법원은 항소심 역시 이 같은 원심 판단을 유지하는 동시에 ‘병원 측이 장애아로 태어날 가능성에 대한 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곽 씨의 추가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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