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후보자의 대표성 강화를 위해 정당공천 제도를 개선하고 여성의무공천제를 확대해야한다는 주장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2일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6.4지방선거 여성후보자 선거운동 경험에 대한 연구결과 발표 및 토론회’를 개최했다.

기초선거 정당공천제도는 1991년 지방자치가 부활한 후 2002년 선거까지 금지됐다가 2003년 헌법재판소가 위헌결정을 하면서 2006년 지방선거부터 시행됐다.

2006년부터 중선거구제 및 기초의회 정당공천제와 비례대표제 도입을 통해 여성참여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또 2010년 3월 공직선거법 제47조 제5항 및 제52조 제2항의 개정을 통해 지방의회의원 선거에 한해 제한적으로 선출된 할당을 강제화하는 여성의무공천제가 도입됐다.

그 결과 2002년 지방선거 당시까지 3% 수준이던 기초의회 내 여성비율은 2006년 15.1%, 2010년 21.1%, 2014 선거 25.2%까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실제 공천과정에서 당원협의회장(전 지구당위원장)이 추천권을 행사하도록 해 후보자와 당원협의장간의 물밑거래, 공천헌금 문제, 지방의원 줄 세우기 등의 문제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문경희 창원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문경희 교수에 따르면 각 선거별 여성당선자 비율은 2006년에는 광역의회 12.1%, 기초의회 15.1%, 2010년 광역의회 14.8%, 기초의회 21.6%로 꾸준한 상승세를 만들었던데 반해 이번 선거에서는 기초 는 25.2%, 광역 14.3%로 기초는 상승하고 광역은 하락했다.

문 교수는 “이러한 결과는 여성의무공천제가 ‘기초 또는 광역’의 선택사항이 되면서 정당들이 여성후보들을 광역보다 기초로 몰아 공천하는 문제가 더욱 심화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당별 공천자 수 현황은 광역 의회는 새정치민주연합 67명(12.5%), 새누리당 46명(7.7%), 통합진보당 36명(31.6%) 순으로 여성후보를 공천했다.

기초의회는 기초의회 278명(15.0%), 새정치민주연합 기초의회 221명(16.3%), 통합진보당 기초의회 98명(38.4%) 순이다.

여성후보 당선은 광역의회에 여성 총 198명이 입후보해 58명이 당선됐고, 기초의회에는 757명이 입후보해 369명이 당선됐다.

총 여성 후보자 당선율을 남성후보자 당선율과 비교하면, 기초의회의 경우 남성 46.5%, 여성 48.7%으로 큰 차이가 없다. 광역의회는 여성 당선율은 29.3%인 반면, 남성 당선율은 42.5%를 차지했다.

이는 2010년과 비교했을 때 상이한 결과로, 제5회 남녀 당선율은 광역이 각각 38.2% 대 35.7%, 기초가 42.5% 대 49.6%이었다.

문경희 교수는 “지난 2010년과 달리 광역의회에서 여성의 당선율이 급감한 이유는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 확대 측면에서 분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여성의무공천제 실행규정에서 제외되는 군 단위 행정구역이 밀집하고 있는 도서 지역의 광역의회 여성후보는 전반적으로 비율이 낮고, 대도시 경우 2010년과 비교하면 2배에 가깝게 증가했다.

이는 자치구 별로 여성 전략구를 신설해 한 여성끼리 경선을 하도록 해 광역의원지역 4명, 비례 2명을 선출한 결과로 파악됐다.

이진옥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부대표

개선 방안으로 ▲공천관리 사항 점수화 ▲투명한 서류심사 ▲중앙의 국회의원이나 당협 위원장 영향 차단 ▲여성의무공천제 실현 ▲‘기초 또는 광역’ 규정사항을 기초와 광역으로 개정 ▲공천심사위원들이 자의적으로 공천심사 방지 등을 제시했다.

이외에도 ▲후보자 공보물에 성관련 범죄 경력 포괄적 포함 방안 ▲명함돌리기 선거운동 공직선거법 개정 방안 ▲여성 후보를 위한 선거 자금 지원제도 마련 등을 제안했다.

이진옥 부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정당공천제 폐지는 철회됐지만 공천제 제도의 정당 내 계판간의 싸움으로만 변색된 결과에 대해 엄중히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광역의회 내 여성 당선율의 증가세가 하락했다는 사실은 이번 지방선거가 혼탁하게 치러지면서 여성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추정을 확인하는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기초에서 적용되는 여성의무공천제가 확대되며, 여성당선자 수가 지난선거에 비해 3.6%가 증가해 제도의 효과가 점차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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