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신나요."
지난 2일부터 열리고 있는 스키캠프에 참가한 장애인들은 하얗게 펼쳐진 설원을 가르며 스키를 즐기고 있다. 
처음 타보는 스키여서 아직은 서툴지만 제법 빠른 속도로 내려오는 장애인들도 눈에 띈다. 눈부시게 펼쳐진 눈밭을 휘젓는 장애인들에게 첫날의 어색함은 찾아 볼 수 없다. 1대 1 자원봉사 겸 스키 지도자와도 한결 친숙해진 모습이다.

설원을 가르며 모노스키를 즐기고 있는 장애인들의 표정이 밝다.

이번 캠프 참가자 중 최연소인 아홉살 쌍둥이 형제도 자원봉사자들과 붙어 다니며 스키를 배우면서 매우 즐거운 표정이다.

대부분 처음 스키를 접한 장애인들은 새로운 스포츠의 묘미에 푹 빠졌다. 장애인들은 잠시 쉬는 시간도 아깝다는 표정으로 리프트 앞을 떠날줄 모른다.

조석희씨(30ㆍ시각6급)는 "이런 기회가 자주 오는 것이 아니어서 쉬지 않고 열심히 타고 있다"며 "너무 재미있어 또 다른 스키캠프에도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휠체어 장애인이 타는 모노스키와 중증장애인을 위한 바이스키도 눈길을 끌었다. 오전까지만 해도 스키지도자가 함께 내려오던 장애인들도 오후쯤에는 혼자 타고 내려오는 등 금새 실력이 늘었다.

시각장애인들은 앞에서 스키 지도자의 폴대를 잡고 함께 내려오며 스키의 묘미를 즐겼다. 흰 눈은 볼 수 없지만 설원을 가르고 내려오는 그 상쾌함과 시원함은 어디서도 느껴보지 못한 즐거움이다.

초보자 코스에서 폴대를 잡고 스키강습을 하고 있다.

 

빠른 속도로 내려오던 하진(14ㆍ정신지체)양은 "점점 더 잘는 것 같아 뿌듯하고 신난다. 지루한 방학생활이 이번 스키캠프 때문에 즐거운 방학이 됐다"고 밝게 웃었다. 하 양은 "리프트를 몇 번이나 탔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열심히 타서 다리가 아플 정도다"라면서도 다시 리프트를 타기 위해 줄을 섰다.

책 '아름다운 아이 세진이'의 주인공 김세진(9)군. 두다리가 의족인 세진군은  "장애를 가진 동생들에게 모범이 되고 싶어 스키를 탄다"며 어른스럽게 한마디하고는 다시 리프트로 향했다.

아들이 스키타는 모습을 지켜보던 세진군의 어머니 양정숙(38)씨는 "장애 때문에 못할 게 많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항상 눈과 마음을 열고 있으면 우리주변에 기회가 열려있다. 장애를 가진 다른 이들도 장애 때문에 못한다는 마음을 버리고 밖으로 나와 무엇이든 접하고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스키강습에 열중인 참가자가 서툰 솜씨로 스키를 즐기고 있다.

 

이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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