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제23민사부, 재판장 우라옥)은 지하철 종로 3가역 8번, 12번 출입구에 장애인용 승강기를 설치하고, 1·3호선 환승통로에는 특수형 승강기를 연구개발해 설치하라고 지난달 4일 강제조정결정을 내렸다.

이번 결정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가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 박모 씨(지체장애1급, 61년생)의 불편을 서울메트로를 상대로 제기한 공익소송에 따른 것이다.

연구소 측은 “휠체어 리프트는 수차례 사망사고가 발생했고, 속도가 느린데다 요란한 벨소리가 울리는 등 주변의 이목을 끌어 이용하는 사람의 수치심을 야기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문제가 된 종로 3가역은 여러 노선이 겹쳐 여러차례 휠체어 리프트를 이용해야 하지만 장비가 노후돼 고장이 잦아 이용 중 공중에 멈춰있기 일쑤였다”고 설명했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 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휠체어 리프트는 이동편의시설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다. 승강기 없이 리프트만 설치된 경우 장애인용 편의시설을 갖추지 못한 시설인 것이다.

연구소는 이러한 점을 주장하며 지난 2012년 12월 종로 3가역에 승강기를 설치하고 불편을 겪은 장애인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내용으로 공익소송을 제기했고, 올해 7월 25일 강제조정 결정이 확정됐다.

재판부는 ▲2014년 7월 31일까지 12번 출입구 승강기 설치 ▲2016년 12월 31일까지 8번 출입구 승강기 설치 노력 ▲1·3호선 환승통로에 특수형 승강기 연구·개발 등의 조정결정을 내렸다.

특히 8번 출입구와 1·3호선 환승통로의 경우 진행상황을 정식 문서로 통보하도록 하고, 서울메트로 홈페이지에 승강기 관련 게시판을 신실해 수시로 정보를 제공하고 일반인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서울메트로는 소송 진행 중 자발적으로 12번 출입구에 승강기 설치공사를 착공한 바 있다.

연구소 관계자는 “지하철 역사의 구조상 승강기 설치에 필요한 기술적 한계로 인해 모든 출입구에 승강기 설치를 강제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연구소는 장애인의 이동권이 법적으로 주장할 수 있는 당당한 권리이며 인권임을 인정한 법원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소송은 법무법인 태평양 조원희, 윤정노, 이종찬 변호사와 김예원 변호사가 소송대리를 맡아 진행했다.

이수경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