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박경석 전장연 대표가 경찰에 의해 명동성당에서 끌려나오고 있다(사진출처=비마이너)

프란치스코 교황의 꽃동네 방문을 반대하는 꽃동네 거주 탈시설 장애인 모임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14일 오후 2시 남대문경찰서 앞에서 장애인을 폭행한 남대문 경찰서 규탄 기자회견을 갖는다.

전장연과 장애인모임은 13일 명동성당 앞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충북 음성 꽃동네 방문 취소 및 강우일 주교 면담 요청을 위한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면담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채 시작하기도 전에 명동성당에 남대문경찰서 경찰들이 제지하자 남대문경찰서 규탄 기자회견으로 변경한 것이다.

이들은 “남대문경찰서는 경찰들을 동원해 박경석 전장연 대표의 사지를 휠체어와 분리해 끌어내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전장연에 따르면 뇌병변 장애인인 박경석 대표는 이 과정에서 허리가 꺾여 서울대 병원 응급실로 긴급 후송됐으며, 차량 운전을 했던 단체 활동가는 명동성당 입구 차량 차단봉을 훼손한 혐의로 경찰서 측으로 구금된 상태이다.

전장연은 “명동성당은 차별받는 이들이 누구나 와서 기도하는 곳이고, 민주화 운동의 성지로서 감히 공권력의 군화발이 발끝조차 들여놓지 못한 곳이다”라며 “그런 명동성당의 본당 앞에서 백주대낮에 휠체어를 탄 중증장애인 몸이 경찰폭력에 유린당해 길바닥에 나뒹구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시설에서 인권침해를 당하는 장애인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우리의 요구가 차량 차단봉에 흠집을 냈다는 이유로 폭행당하고 길바닥에 나뒹굴고 연행당할 일인지 명동성당의 입장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꽃동네는 설립된 지 38년째를 맞이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장애인생활시설로, 사회복지 자본이자 사유화된 형태의 거대 종교시설이다.

꽃동네의 운영주체인 예수의꽃동네유지재단 이사장인 오웅진 신부가 자신과 친인척, 그리고 수도자들의 명의로 전국 각지에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만 400만평이 넘는 상황이며, 음성과 가평의 두 곳 꽃동네에 지원되고 있는 정부 예산만 연간 380억여원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강우일 주교와의 면담 요청은 주교의 지난 시사인과의 인터뷰에서 “교종께서는 어디를 방문하든 가장 어려운 사람들과 장애인을 만나고 싶어했다”며 “꽃동네 방문에 큰 의미를 두지 말아달라”고 한 발언에 대해 전장연 측이 “이는 사실상 우리의 요구를 무시하는 발언”이라고 반발한 데에 따른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남대문경찰서의 명동성당 난입, 폭력만행 사과 및 입장 표명 ▲연행자 즉각 석방 ▲강우일 주교 전장연과의 면담 ▲교황의 꽃동네 방문일정 취소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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