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장애인스포츠의 효자종목 역도는 지난 1984년 뉴욕패럴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이후 1998년부터 2004년까지 꾸준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2008 베이징, 2012 런던패럴림픽 때 동메달 각각 한 개씩에 그쳐 다소 주춤한 상황이다.

전 씨는 비장애인 역도선수 출신으로 한국체육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불의의 사고를 당해 하반신 부분마비로 지체장애 3급 판정을 받았다.

“오로지 운동만 하고 살아왔는데, 하루아침에 운동을 할 수 없다고 하니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참 막막했던 것 같아요.”

그는 2년간의 재활운동 끝에 겨우 걸을 수 있을 정도로만 회복됐다. 대학에서 조교 생활을 하던 중 지인이 장애인 역도를 소개 받아 적지 서른의 나이에 장애인역도에 입문했다.

“신인 선수에게 2006말레이시아 장애인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있는 쿼터를 준다는 것이었어요. 비장애인 선수일 때는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생각도 못했는데, ‘열심히만 하면 올림픽에도 나갈 수 있겠구나’하는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7월에 운동을 시작하고 4개월 만에 출전해 9위의 성적을 올렸습니다.”

장애인역도는 척수장애 종목이기 때문에 누워서 상체의 일부분만 사용해 역기를 들어야 하는 만큼 비장애인역도와 사용하는 근육이 상당히 다르다. 전근배 씨는 기본기를 다지는 데만 2~3년이 걸렸다.

전 씨는 훈련적인 부분에선 어려움이 없었지만 장애인의 대부분이 겪는 생활고로 런던 패럴림픽을 나서기 전 심각하게 은퇴를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생활고는 피해갈 수 없는 시련이었지만 동메달을 따고 난 후 세계 최고의 자리에도 오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어요. 더욱 힘을 내 2013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 역도 파워리프팅 아시안 오픈 선수권대회에서 232kg을 들고 한국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전근배 선수는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의 금메달을 향한 목표를 밝혔다.

“부상없이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에 나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 목표입니다.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의 뒤를 이어 한국 장애인역도의 역사를 다시 쓰고 싶습니다. 지켜봐주세요.”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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