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단체연석회의 등 120여 개의 인권·시민단체로 이뤄진 김포「사랑의집」시설수용자 살해·성폭력사건 진상규명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26일 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김포「사랑의집」 시설수용자 살해 및 인권침해 진상조사에 대한 검찰수사결과를 비난하며 재수사를 촉구했다.

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폭행과 감금, 강제 과다 약물 투여로 사망한 시설수용자의 억울한 죽음은 과연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 것인가!"라며 "김포「사랑의집」사건은 부도덕한 시설장 한 개인의 잘못만이 아닌, 미신고시설이 갖고 있는 총체적인 모순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였다"고 주장했다.

또한 대책위는 이번 수사결과에 대해 "경찰이 인지수사한 대부분의 혐의에 대하여 검찰은 아무런 증거가 없어 혐의없음을 이유로 불기소처분 결정하였다. 특히 8명의 무고한 사람들이 시설 내에서 아무런 의료조치 없이 방치된 가운데 죽어간 사건임에도 검찰은 항정신병의약품의 강제복용과 피해자들의 사망간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정00 목사는 사망사건에 대한 관할 행정기관의 감시가 부실한 틈을 타 손쉽게 살해행위를 저질렀으며 이는 사망에 대해 단순한 과실이 아닌 고의가 있었다고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따라서 유기치사가 아닌 살인혐의를 인정할 수도 있는 사안에 대하여 어설프게 유기치사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또 다른 국가기관(검찰)의 직무유기가 아닐 수 없다. 검찰은 6명의 사망자에 대한 살해혐의에 대하여 철저하게 재수사하여 납득이 될 수 있도록 진상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검찰수사를 비난하며 재수사에 들어갈 것을 촉구했다.

대책위는 진상조사 결과에 대한 요구사항에 대해 △검찰은 김포「사랑의집」사건에 대하여 엄중하고 철저한 재수사 △여성장애인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재수사 △성폭력 피해자들을 상담과 치료를 위한 적절한 보호조치 △8명의 무고한 죽음을 방조한 보건복지부 장관과 김포시장은 즉각 사과와 책임자 처벌 △수용시설확대 정책에서 자립생활지원 정책으로 사회복지정책의 방향을 전환 △미신고복지시설양성화 이후 현존하는 500여 개의 시설에 대해 전면 실태조사를 실시 △사회복지사업법을 개정go 생활인의 인권을 보장 △사회복지시설 정책의 방향을 전환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전담기구를 마련과 민간단체의 참여 보장을 요구했다.

특히 대책위는 이 사건이 단지 8명이 죽어간 사건으로 잊혀 지지 않기 위해 앞으로도 범사회계에 공동으로 대처해나갈 것이며, 노무현 정부와 보건복지부에 이를 요구하고 제안해 '시설 밖으로! 지역사회로!'의 '탈시설운동'을 지속적으로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지검 부천지청은 지난 9일 J씨를 횡령 및 성추행 혐의로 기소하면서 약물의 정량 초과투약과 사망의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다는 등 이유로 상해치사, 유기치사 혐의를 제외하고 수용자들에 대한 감금 등 가혹행위도 인정하지 않았다.

진선미 기자 websun@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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