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계 단체는 2016년부터 시행될 새로운 장애인종합판정체계 논의 과정에서 복지부의 폐쇄적인 논의방식은 장애등급제로 회귀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는 21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개최된 ‘장애등급제 폐지 대안, 장애인종합판정체계 개편방안을 묻는다’ 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정부는 지난 3월 28일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에서 2016년부터 현재의 장애등급제를 폐지하고 장애인의 서비스 적격 여부를 판단하는 새로운 장애판정체계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하고, 다음달 4일 제3차 장애종합판정체계개편 추진단을 구성했다.

하지만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정부의 제3차 추진단을 두고 ‘독재정치’에 비유하며 정부의 개선의지를 우려하고 나선 것이다.

사실 정부는 2010년부터 매년 활동지원제도 수급자격 및 장애등급제를 논의하기 위한 노력을 보였으며, 같은 해 11월 2일 제1차 기획단 ‘장애인서비스 지원체계 개편 기획단’을 구성한 바 있다.

총 41명의 위원 중 장애인단체 15명이 포함된 제1차 기획단은 최초로 장애등급제의 문제를 공론화했다는 면에서 의의를 갖고 있다. 하지만 2011년 8월 제5차 회의를 끝으로 기획단 자체가 중단됐고, 2012년 6월 연구용역 보고서가 나왔음에도 기획단 회의도 정책토론회도 없었다.

또 정부는 2013년 4월 15일 장애판정체계기획단을 구성했지만 제1차 기획단에 비해 위원은 41명에서 13명으로, 장애인 단체는 15명에서 4명으로 대폭 축소했고, 이마저도 추상적 논의를 끝으로 해산했다.

박 대표는 “과거 두 번의 기획단에 이어 3차 추진단의 장애등급제 대안 논의는 진행 중이며, 논의도 상당히 진척된 상황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곧 모의적용을 하려고 하는 종합장애판정도구에 관한 연구내용의 발표 및 활발한 의견수렴이 기대되는 상황임에도 복지부는 아직 설계도가 완성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지나치게 폐쇄적으로 논의를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3차 추진단은 의학적 평가, 근로능력 평가, 복지욕구사정 등 3개의 분과로 총 24명의 위원을 구성했지만 장애인 단체 위원은 4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

또 “복지서비스 사정에 장애등급 뿐 아니라 장애등록이 전제될 필요 여부에 대한 방향설정과 개인별 지원계획수립과 사례관리 등으로 이어지는 전달체계와 구체적 연계서비스와 이에 따른 예산계획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학적 평가 분과에서 논의 중인 KAMS(한국장애평가기준) 기존 장애등급 기준에 비해 사회적 불이익 개념이 포함됐지만 등급에서 백분율로 바뀔 뿐”이라고 지적하며 “근로능력평가 분과도 최대쟁점인 장애인연금 적격성 기준에 중증과 경증의 구분을 유지할 것인가의 여부가 최대 쟁점이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에서는 근로능력평가에서 의학적 기준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며 근로능력평가에 따른 고용지원과 장애인연금을 연계하고 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는 추진단에 참여조차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동석 성공회대학교 사회복지연구소 연구원

아울러 이동석 씨는 현재의 추진단을 해체하고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안전행정부 등 관련부처가 참여한 논의기구를 새롭게 신설하고, 장애인 단체 및 당사자의 참여 보장을 주장했다.

이영재 복지부 장애인정책과 서기관

그는 “추진단에 장애계 단체와 관련 부처의 부재가 아쉬운 점은 일부 공감된다. 복지부는 장애인정책 담당 주무부처로서 다른 관련 부처들과 여러 가지 논의를 협의할 계획이 있다”라며 “앞으로는 복지부가 장애계 단체의 욕구에 맞게 속도를 맞춰 장애정책에 대한 공론의 장을 넓힐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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