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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도종합사회복지관 신용규 관장 |
팬덤(fandom)이라는 신조어에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이 ‘붉은 악마’이다. 팬덤은 우리의 일상에 보편적인 문화이고 팬들은 팬덤 대상을 통해 자신을 사회 속에서 위치 짓는 기회를 갖는 사회현상이다. 따라서 팬들이 보여주는 팬덤 대상에 대한 애정은 그 대상에게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즉 팬덤 대상이 존재하는 사회로까지 확대된다. 더 이상 팬덤은 소외된 자들의 자기만족이거나 사회병리현상으로 다루어 질 수 없으며, ‘집단 히스테리’로 혹은 '파시즘'이라는 매도 될 수는 없는 것이다. 팬들은 자신들의 문화를 스스로 만들어 가는 생산성을, 팬덤 대상과 그 환경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능동성을 가지고 있다. 또, 그들이 팬으로서 힘을 모으고 자신들의 실험정신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팬 집단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런 팬집단을 우리 사회의 대안적 공동체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다양한 분야에서 시민운동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실례로 볼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붉은 악마의 응원열기는 팬덤현상의 단적인 예라 할 수 있지만, 이는 앞서 말한 순수한 팬덤이즘에 입각한 순수함과 건강성을 유지하는 동질 문화로서의 현상이라기 보다는 낡고 보수적인 ‘애국심’에 호소하며 ‘우향 우, 돌진 앞으로’식의 저급한 민족주의적 의식의 발로라는 우려와 붉은악마의 조직 설립 목적의 훼손과 목적전치라는 측면에서 그 심각성이 크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우리사회의 경제성의 논리에 매몰되어 본래적 목적을 왜곡하는 거대 자본과 수구언론들의 부추김이 큰 역할을 했음은 물론이다.
또한 붉은악마는 90년대 이후에 발생한 각종 집단의 다양한 욕구분출, 즉 시장, 권력, 주류적 가치관으로부터 벗어나 소비, 자본으로부터 벗어난 대안문화의 한 형태로 보는 이들도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팬덤의 주체적 참여는 스스로가 문화를 만들어 가는 생산성을, 팬덤 대상과 그 환경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능동성이 라는 측면으로 볼 때 사회복지 영역의 팬덤문화는 불가능한 것인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지난 531선거를 지켜보면서 수많은 토론과 고민들이 있었다. 그럼에도 지속적인‘발전 가능한 사회복지의 정치세력화’는 녹록치 않음을 뼈저리게 느끼며, 이미‘사회복지 정치세력화’는 우리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사회적 강요로 드러난 상황에서 왜 우리에게는 ‘노빠’와 ‘황빠‘는 나타나지 않는 것일까? 하는 의구이다. 왜 사회복지계에는 붉은 악마와 같은 ’혁명적 열정‘과 ’건강한 포악성‘이 없는 것일까? 하는 고민이다.
행복한 월드컵이 끝나간다. 확실한 것은 월드컵의 과정에서는 붉은악마가 있었고 팬들이 있었다. 그들은 행복했고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들에게서 대안공동체의 가능성과 다양한 시민운동의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가 끝났다. 531지방선거가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는가. 뜨겁지도 결코 열정적이지도 못한 또 한번의 공휴일로 선거가 끝나간다면 우리에게는 희망이 없다. 사회복지인이여! 이제 우리 하나 되어 사회복지적 가치를 기치로 정치세력화에 가일층 박차를 가해야 한다. 이를 위하여는 현장 저변에 ‘사회복지 팬덤문화’가 풀뿌리로 형성되어야 하며, 팬덤 내부에 잠재되어 있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집단 에너지로 승화시켜야 한다. 비록 이를 두고 ‘조선일보식 시각’에선 또 하나의 집단이기주의로 몰고 가겠지만 그럼에도 아직은 광팬(?) 사회복지인들이 훌리건이 되어 광화문 네거리를 점령(?)하는 그 날을 고대 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움이 있다.
서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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