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는 직접 문제제기가 어려운 치매질환 장애인에게 학대를 행한 해당 요양병원장에게 신체억제대 사용 관리·감독을, 관할 지자체장에게 신체억제대 근절 대책 수립 등을 권고했다고 28일 밝혔다.

피해자 이모 씨(1929년생)의 딸 진정인(1970년생)은 부친의 병문안을 갔다가 간병인이 아버지의 손을 침대에 묶어 놓은 장면을 목격하고 지난해 9월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가 조사한 결과 해당 요양병원의 간병인 석모 씨는 피해자인 청각장애 치매환자가 기저귀와 소변줄을 제거하고 침상에서 내려오려는 행동을 한다는 이유로 의사의 지시없이 피해자의 손목을 10분 간 침상에 묶어놓았다가 이를 발견한 진정인의 항의로 이를 해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요양병원용 신체 억제대 사용감소를 위한 지침’에 따르면 손발 등을 묶는 신체 억제대 사용은 환자가 생명 유지 장치를 제거하는 등의 문제행동을 할 경우, 이를 제한할 필요가 있을 때 최소한의 시간만 사용하도록 정하고 있으며, 신체 억제대 사용 시 반드시 의사의 지시를 받도록 해 사용요건과 절차를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인권위는 간병인의 이 같은 행위를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에 관한 법률’ 제32조 제4항에서 금지하는 장애인에 대한 학대행위, ‘헌법’ 제10조의 인간의 존엄성과 제12조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행위로 판단했다.

인권위는 “피해자가 보인 불안정한 행동만으로 자해나 낙상의 위험이 명확하지 않고 신체억제대를 사용할 만큼 급박한 상황이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간병인이 피해자의 신체를 억제하기 이전에 피해자에게 가려움증, 통증, 불안, 배변 등의 생리적 문제가 있는지 여부를 살펴 원인을 제거하거나, 신체 억제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의사의 판단에 따라 신체 억제대를 사용했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인권위는 장성요양병원 화재와 같은 대형참사 우려와 피해자가 치매 등의 질환으로 문제 제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인권취약 분야로 보고 해당 요양병원장과 관할 지자체장에게 신체억제대 지도·감독 및 신체억제대 근절 대책 수립 등을 권고했다.

해당 요양 병원은 진정접수 직후 사건을 자체 조사해 해당 간병인을 면직처리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세워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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