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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귀영 (한영신학대학 기독교아동복지학과교수, 사회복지학박사) |
2000년 7월 직장과 지역을 통합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출범함으로써 전국민단일보험자 체계가 완성되었고, 현재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제도를 세계 여러 국가들이 배워갔고, 베트남 · 가나 · 에티오피아 · 인도네시아 · 오만 등에서 공적개발원조(ODA)사업을 완료했거나 진행 중이다.
이렇게 훌륭한 기능을 하고 있음에도 향후 보건지출 비용의 급격한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건강보험제도의 지속가능한 운영을 위해 많은 개선사항들이 논의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동일한 기준으로 부과되지 않고 있는 부과체계의 형평성 문제이다. 보험급여혜택은 동등하지만 보험료 부과체계는 직장과 지역 등 자격에 따라 4원화 돼 부담수준에 따라 7개 그룹으로 동일하지 않은 기준의 부과체계를 적용하고 있다.
우선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로 구분하며, 직장가입자의 경우는 임금소득에 정비율(2014년 5.99%)을 보험료로 부과한다. 다만 임금이 아닌 소득(금융소득, 사업소득, 임대소득 등)의 합이 7200만원을 넘는 경우에는 이 금액에도 같은 비율의 보험료를 부과한다.
지역가입자는 소득뿐 아니라 재산과 자동차에 각각 등급을 설정해 보험료를 부과한다. 지역가입자의 소득은 직장가입자와 달리 모든 소득을 합산해 산정하며, 재산에는 건물, 토지, 선박 등 뿐만 아니라 전월세 보증금도 포함되어 있다.
특히 지역가입자의 소득이 연 500만원 이하이면 소득등급이 아니라 ‘생활수준 및 경제활동점수’로 불리는 추정소득을 기준으로 점수를 산정해 부과하고 있는데, 이 추정소득은 신고된 소득이외에 재산, 자동차, 가족 수, 연령 및 성별까지 고려해 보험료를 부과하고 있다.
예를들어 직장을 다닐 때는 임금소득에 정비율을 보험료로 부과하지만 퇴직을 했다면 실질적인 소득은 줄었지만 보험료는 늘어나고, 6억짜리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가족 중에 직장에 다니는 사람이 있다면 피부양자로 등재하고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지만, 직장에 다니는 사람이 없다면 재산보험료가 부과되는 지역가입자로 보험료를 납부해야만 한다.
연금소득과 이자, 배당소득은 4000만원까지 소득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여, 보험료를 부담하지 않아도 되는 피부양자로 무임승차가 가능한 반면, 사업소득과 상가임대소득은 1만원만 있어도 피부양자로 인정되지 않는 형평성의 문제가 있다.
모두가 동일한 부과체계 기준이 아니다보니 건강보험료에 대한 부과민원은 2013년 5730만 건으로 전체 7160만 건의 80%를 차지하고, 최근 5년간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된 보건복지 민원 중 건강보험 민원이 가장 많다는 것만 보아도 국민들이 제기하는 보험료 부과의 형평성에 대한 문제의 심각성을 엿볼 수가 있다.
보험료는 결국 형평성의 문제이다. 같은 재산과 같은 자동차를 소유한다고 해서 보험료 부담능력이 같은 것은 아니다. 직장 가입자가 같은 보수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다른 소득원이 있다면 부담 능력이 같다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가 가입자들의 재산, 소득, 경제활동 평가율 등을 기초로 한 형평 부담능력이 아니라, 실질적 납부 능력에 따른 보험료를 부과하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동일한 기준의 소득 중심으로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
앞으로 활발한 논의를 거쳐 빠른 시일 내에 동일기준에 의한 보험료 부과체계가 마련되어 세계적으로 모범적인 건강보험제도가 완성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문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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