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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예고한 대로 12일 주민세 등 지방세 인상안을 발표했다. 11일 담배세 인상에 이어 서민증세의 2탄이다.

이번 담배세 인상에 이은 주민세 인상에 야권과 국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거센 반발을 사는 것은 담배세 인상이다.

정부는 국민건강증진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부가 부족한 세수를 메우려고 꼼수를 부린다는 비판이다.

11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내년 1월 1일부터 담배가격 2000원 인상을 추진하고 앞으로도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담뱃값이 지속적으로 오를 수 있도록 물가연동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문 장관에 따르면 이번 인상분에는 기존 담배소비세·지방교육세·건강증진부담금·폐기물부담금에 개별소비세도 추가된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이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4500원 인상+물가연동'의 방식이면 4500원에서 운송 및 비용마진 1166원을 제외하면 세금은 3334원이다. 세금비율이 74%나 된다.

세금은 건강증진부담금 1170원, 담배세 1165원, 지방교육세 583원, 폐기물부담금 7원, 부가가치세 409원 등이다.

그런데 개별소비세가 새로 생기면 세금 구조가 달라진다.

건강증진부담금이 841원, 담배세 1007원, 지방교육세(443원) 등 원래보다 세금이 줄어드는 대신 개별소비세가 594원이 새로 붙는다.

개별소비세가 2000원 인상분의 30%를 차지하게 된다.

개별소비세는 특별한 물품이나 용역에 대해서만 별도로 특별히 높은 세율로써 과세하는 소비세이다. 특별소비세라고도 한다. 기존에는 고급 모피제품이나 골프용품 등 제품 소비와 경마장·카지노·요정 등의 입장에 부과해왔다.

담배가격대별 연간 추가 세수는 4000원일 경우 2조5000억원, 4500원에서는 2조7000억원으로, 4500원 인상만으로 정부는 향후 3년간 8조원 정도의 세금을 더 걷을 수 있게 된다.

이는 올해 예상되는 세수 부족분 6조∼8조원과 맞 먹는다.

결국 국민건강증진을 핑계(?)로 증세를 하려는 목적이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을 내용이다.

박원석 정의당 의원은 "국민들은 이번 담배값 인상에 대해 정부가 발표한 대로 국민건강을 고려한 불가피한 조치로 이해하기 보다는 MB감세로 구멍난 세수를 손쉽게 메우기 위한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담배값 인상으로 인한 부담은 주로 저소득층과 서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어 '부자감세를 서민증세로 메운다'는 비판은 충분히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하루에 담배 한 갑을 피는 소비자의 경우 현재 매년 56만원의 세금을 부담하고 있지만 담배값 인상이후에는 세금이 129만원으로 73만원 늘어나게 된다.

고소득자의 경우에는 그리 큰 부담이 아닐 수 있지만 한 달 100만~200만원 버는 서민들에게는 만만찮은 부담이다.

당연히 '돈 많은 부자들, 재벌들 세금 깎아준 부담을 왜 우리에게 전가시키느냐'는 반발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 일동은 11일 성명을 내고 '부자감세 철회 없는 담뱃값 인상안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건강증진부담금, 담배소비세, 지방교육세 등 이미 담배에 붙은 세금들 외에 추가로 개별소비세를 더해 세금을 걷겠다는 것은 이명박 정부 부자감세에 따른 세수 부족분을 서민증세로 메우려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담배세 인상에 따른 흡연율 감소라는 정부의 주장에 대해서도 꼼수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문형표 장관은 "이번 금연 종합 대책으로 흡연율이 지난 2004년 담뱃값 500원을 올렸을 때 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라며 "오는 2020년 성인 남성 흡연율 목표(29%) 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가격인상을 통한 금연정책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최소한 8000원 이상 올려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라면서 "정부가 제시한 담뱃값 2000원 인상안은 흡연율 감소가 목적이라기보다는 부족한 세수를 충당하려는 의도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성주 새정치연합 의원에 따르면 2013년 건강증진기금으로 거둔 돈은 1조9000억원이다.

이중 65%인 1조원 정도는 '건강보험제도 운용'이라는 명목으로 건강보험 재정을 메우는데 사용됐다. 2300억원 정도는 보건산업육성에 사용됐다.

'금연정책'에 사용되는 금액은 89억원으로 전체 기금 대비 0.4%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에 12일 안전행정부는 앞으로 2∼3년에 걸쳐 주민세 2배 이상 인상과 자가용·생계형 승합차를 제외한 자동차세 100% 인상 내용의 '지방세 개편방향'을 발표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1인당 2000∼1만원, 평균 4620원이 부과되는 주민세는 2년에 걸쳐 1만원 이상 2만원 미만으로 대폭 올리기로 했다. 법인의 주민세도 2년에 걸쳐 100% 인상할 계획이다.

자동차세는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2017년까지 100% 올린다. 1톤 이하 화물자동차는 3년에 걸쳐 연간 6600원에서 1만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단 15인승 이하 서민 생계형 승합자동차는 인상 대상에서 제외됐다.

재산세도 전년도 세액의 105∼130%에서 110∼135%로 가격구간별로 5%포인트씩 상향 조정되고, 토지·건축물의 상한은 150%에서 160%로 높아진다.

이 외에도 지역자원시설세는 50% 또는 100% 인상되고, 자동차세 연납 할인도 폐지된다.

안행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지방세기본법, 지방세법, 지방세특례제한법을 15일 입법예고하고 정기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정원석 정의당 의원은 "정부는 이번 지방세 인상에 대해 20년 넘게 조정되지 않은 세금을 물가인상 수준을 고려해 ‘현실화’하는 것이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서민증세에 대한 국민적 비판을 모면하기 위한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정부가 진정으로 지방세를 현실화를 원한다면 부자감세 철회와 같은 국민들이 납득할 조치가 병행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잇딴 세금 이상에 대해 네티즌들의 반발도 거세다.

"담배값 인상은 소리 없는 신호탄이었던 거지. 아무리 그래도 슬금슬금 눈치라도 볼 것이지 세금 거둬들이는 데만큼은 추진력 甲(zzin****)", "차량 세금 오르면 버스비 택시비 줄줄이 또 오르겠네(semi****)", "물가상승률을 감안하지 말고 임금상승률을 감안해야지 월급은 그대론데 물가에 세금 다 오르면 뭐먹고 살라고(유**)".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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