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을 보듬는 손길- 수의제작

수의 제작에 여념없는 노인들. 한벌에 대한 가격은 40만원정도, 믿을수 있고 저렴한 가격때문에 노인뿐 아니라 부양가족으로부터의 문의도  늘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죽음과 한발 더 가까워진다는 이야기도 될 수 있다. 죽은 자의 몸에 입히는 옷이 '수의'이며 이런 수의를 직접 제작·판매하는 노인들을 찾았다.
인생을 오래 살다보면 자연스럽게 죽음을 준비하게 된다며 "수의 한 벌 마련해 놓는 것도 노인들에게는 큰 일"이라고 말한 한 노인은 "잘못 사면 삼베가 아예 못쓰는 경우도 많고 바가지를 쓰는 경우도 많아 믿을 수 있는 물건을 고르는 것 자체가 힘들다"고 말했다.

일산노인복지관이 후원하고 재봉경험이 있는 노인들이 어느 정도의 교육을 마친 후 제작에 들어가는 수의는 1벌을 완성하는데 2.5필의 삼베가 소요되고, 오동나무상자, 보자기, 잎담배가 포함된 수의 한 벌 가격이 40만원이다.
노인들이 직접 만들어 믿을 수 있고 질좋은 수의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 노인 수의사업의 장점이다.
복지관을 드나들던 노인들은 "궁금한 사항은 복지관을 통해서 계속적으로 알아 볼 수 있어 더욱 믿음이 간다"라고 말했으며 일산노인복지관측은 "단순히 수의를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노인들의 재능을 살릴수 있는 좋은 일자리 사업"임을 강조했다.

60세 이상 재봉일 경험이 있는 일산시 거주 노인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고 월급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한 벌달 인건비가 책정되기 때문에 판매에 따라 수입이 생기기 때문이다.  노인들의 월평균 소득은 30∼40만원 가량.
일산노인복지관 측은 "수의에 대한 문의는 노인뿐 아니라 부양가족들에게까지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바쁜 엄마 대신해 급식대행 - 늘솜도우미

일산시 인근의 업체로 부터 전단지 배포 일을 의뢰받은 노인이 지하철에서 나오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전단지를 배포하고 있다

학교급식이 활발해지면서 엄마들에겐 고민이 하나 늘었다. 도시락을 싸지 않는 편안함 대신, 한달 혹은 일년에 몇 번씩 학교 급식도우미로 활동해야 하는 것.

정규직이나 휴가, 월차가 잘 정해진 회사라면야 별 걱정 없겠지만 그렇지 못한 회사의 경우 하루를 빠지더라도 눈치보이는 것이 사실. 그런 엄마들의 고민해결을 위해 노인 손길이 뻗치고 있다.

늘솜도우미는 바쁜 학부모를 대신해 급식을 대행해주거나 아이를 돌봐주기도 하고 혼자있는 애견을 보살피기도 하며 전단지를 배포하는 서비스를 대행한다. 이런일을 전문적으로 행해주는 업체들도 생겨나고 있지만 늘솜도우미의 장점이라면 시간제로 운영되는 저렴한 가격에 있다. 
시간당 1500원을 지불하면 늘솜도우미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하루종일 아닌 한 두시간 인력이 필요한 경우에는 이만한 서비스가 없다는 것이 이용자들의 소감이다.

노인들은 늘솜도우미 활동을 펼치며 "오늘은 또 어떤 일을 해야할지 내심 기대가 된다"며 세월을 이기는 것은 시간을 잊고 지내는 일이라고 말한다.
전단지배포에 한창인 한 노인은 "앉아서 경로당에 있어봤자 늘 똑같은 일뿐이라며 이렇게 사람들도 만나고 돈도 벌 수 있어 좋다"고 전했다.

고양시내 일반가정과 구입업체에서 서비스 대행 주문이 들어오면 일산노인복지관이 주문을 받고 노인에게 연락해 일거리를 제공한다. 신체 건강한 노인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지만 서비스 정신이 부족한 이들에겐 힘들 수도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

서희정 기자 hans@bokjinews.com 

서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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