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재정으로 자녀의 키를 부당하게 키우는 고소득층 부모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 경제적 수준에 따라 키마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2009~2013년(5년간) 소득분위 상위10%, 하위10% 진료 현황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단신질환 진료 현황’에 따르면 소득이 높은 최상위 10%(연평균 6179명)가 최하위 10%(연평균 838명)보다 무려 7.4배나 진료를 더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득분위별 적용인구를 감안한 인구 10만명당 진료인원을 고려해도 상위 10%(90명)가 하위 10%(24명)보다 3.7배나 높았다.

지역별로는 경기도 3만2531명, 서울 2만9782명, 대구 7746명, 대전 4518명, 경북 3833명, 경남 3309명, 인천 3154명 등의 순으로 확인됐다.

특히 서울은 강남구 2627명, 송파구 2578명, 노원구 2541명, 강동구 2250명, 성북구 2192명, 서초구 1849명 등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자치구에 진료가 집중됐다.

연령별로는 10대가 59.5%(6만384명), 9세 이하가 39.9%(4만529명)으로 99.4%인 절대적 다수를 차지했고, 20대(417명), 30대(77명), 40대(37명) 등이 0.6%로 나타났다.

성별 현황은 남자가 52.4%, 여자 47.6%로 조사됐다.

또 김 의원이 건강보험평가원에서 제출받은 ‘성장호르몬제 처방 현황’ 자료에 따르면 건강보험 지원을 받아 성장호르몬 처방을 받은 전체 인원은 2009년 2408명에서 2013년 3999명으로 66%가 증가했으며, 관련 진료비도 2009년 169억에서 2013년 208억원으로 23%가 증가했다.

지역별 처방실적은 서울이 8666명으로 가장 많은 처방을 받았고, 이어 경기2034명, 대구1540명, 부산843명, 대전548명 등으로 분석됐다.

서울의 경우 단신질환 진료 현황과 마찬가지로 처방실적에서도 소득이 높은 자치구를 중심으로 처방이 이루어졌다.

건강보험 단실질환 진료 및 성장호르몬제 사용은 또래 평균키 보다 10cm이상 작거나, 또래 100명 가운데 가장 작은 1~3명 정도에 포함되는 환자에게만 치료목적으로 인정해 지원하고 있다.

김현숙 의원은 “경제적 수준에 따라 단신질환 진료 실적이 차이가 난다는 것은 큰 키를 원하는 부모의 지나친 욕심도 문제지만 치료목적에만 지원하게 돼 있는 건강보험이 고소득층 자녀 키 키우는데 지원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건강보험 급여결정기관과 보건당국은 치료목적과 미용목적에 따라 급여가 결정되는 진료항목들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해야한다”면서 “진료를 머뭇거리고 있는 저소득층을 위해서는 보장성을 더욱 강화해 상대적인 박탈감을 해소시켜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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