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내년에 있을 대선에서 여전히 국민들이 한나라당을 선택하여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를 선택하리라는 기대를 갖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이다. 지난 대선에서 처럼 한나라당의 이회창 후보가 실패한 사례가 또다시 다음 대선에서 벌어지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문제는 앞으로 남은 기간 중 정부 여당이 어떤 정책과 정치를 펼치느냐 하는 점과 상대적으로 한나라당이 국민이 바라는 변화와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느냐 하는 사실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에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에 보내준 국민들의 마음을 적절하게 읽고 국민들의 마음에 부응하는 야당의 노력이 있을 때, 비로소 내년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물론 한나라당 내에서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대선 후보를 선택하는 과정이 민주적이고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하는 점, 그리고 한나라당의  후보가 역량있고 당 전체가 화합하여, 진실로 국가와 민족을 위해 새시대 새국가를 건설하려는 의지를 보여줄 수 있을 때,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당과 정치인의 역할은 국가의 흥망성쇠를 가름하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치는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개인과 집단의 갈등을 조정하고 통합하여 국민의 복지증진에 이바지하려는 권력에 바탕을 둔 활동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정치 담당자인 정당과 정치인은 성숙한 인격과 철학을 가지고 삶의 다양한 부문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하고 조정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특히 급변하는 국내외 정세와 경제사회적 환경에서 미래적인 비전을 가지고 국민들의 안전과 풍요한 생활을 확보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국내적으로는 1990년대 이래 민주와의 진전과 시민사회의 성장으로 국민들의 욕구분출이 점증하고 있는 이때 정부와 여당의 역할은 보다 전문적이고 조정과 통합을 위한 노력이 한층 경주되어야 할 시기이다.

이런 시기에 지방선거 결과가 가지는 의미는 단순히 정치적인 의미, 대선과 연관되는 정치적인 의미를 넘어, 정치의 궁극적인 목표이자 출발점이 되는 백성들의 삶의 모습을 되돌아 보고 아픔과 눈믈을 씻어주는 ‘생활의 정치’, ‘복지정치’를 기대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싶다. 정당과 정치인은 국민들의 삶의 자리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을 해결하는 조정과 통합의 정치를 바탕으로서 하여, 중앙정치의 바다로 나아가서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국제정치에서 국가의 안위와 경쟁력 향상을 위해 지평을 넓혀가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가지고 있다 할 것이다.

국민을 통치대상으로 보거나 국민들의 여론을 무시하고 정치를 하던 시절은 지났다. 또한 시민사회단체와 얕은 수로 밀월관계를 유지하면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던 시기도 지났다. 정직하고 원칙적으로, 그리고 투명하게 책임있게 본질적인 정치에로 돌아가야 한다. 이러한 정치는 바로 지방정치에서부터 시작되어, 중앙정치에로 귀결되는 것이다. 작은 일에 충성하는 것이 큰일을 제대로 할 수 있듯이, 지방자치단체에서 일어나는 정치는 한국정치의 중심이며, 여기서 이루어진 결과가 바로 중앙정치에로 연결된다는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되었다. 정당과 정치인은 이 점을 명심하여 삶의 현장에서 일어나는 복지정치, 생활정치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소망한다.

서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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