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수발보험 1차 시범사업이 끝나고 2차 시범사업이 7월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됐다. 8개 자치구를 중심으로 펼쳐질 2차 시범사업에 대해 남다른 기대를 걸어보는 것은 그래도 보완됐다고 이야기하는 정부의 말을 한번 믿어보자는 의지에서다.

얼마전 노인수발보험 시범사업 중 '방문목욕 서비스 적용 모색'에 대한 워크샵에서 한 주제발표자는 "방문목욕 자체로는 시범사업 결과가 없어 평가를 할 수 없고 이를 대신해 간호수발서비스를 이용한 수가에 대해 전달하고자 한다"고 말문을 시작했다.
당장 방문목욕서비스를 시작하고 있는 복지관 관계자들 입장에서는 난감한 변명이 아닐 수 없다. 기자회견장을 꽉 채울 정도의 인파가 몰렸고 그들 모두 노인수발보험제도, 그 중에서도 방문목욕에 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몰린 사람들일 것이다.

그런 이들에게 시범사업 결과가 부족해 다른 것으로 대체한다는 말은 분명 맥빠지는 소리다.

방문목욕과 간호수발과는 비슷한 듯 보이지만 차이점이 많아 그대로 적용하다가는 노인수발보험제도가 실시될 때 혼란만 야기시킬 수 있다.
일 예로 현재 복지관에서 시행되고 있는 방문목욕봉사의 경우는 말 그대로 봉사에 의존해 이뤄지기 때문에 무료다. 하지만 간호수발과같은 경우는 수발을 받는 사람이 비용의 20%를 지불해야하며 저소득층의 경우 10%의 경감 혜택이 주어진다. 행해지는 서비스의 종류에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절차상 이것저것 준비해야 하는 간호수발서비스의 경우 가이드가 옆에서 절차에 대한 설명을 해주지 않으면 병원처럼 쉽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사회복지사가 남아 돌아서 그들과 일대일로 상담을 해줄 수 있는것도 불가능하다.

결국 법은 또 멀어지고 복지관에서 행해지는 무료목욕봉사에 노인들은 감사해 할지도 모른다.
토론자로 참석한 실무자는 “우리나라는 방문목욕봉사를 봉사자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라 봉사자가 바뀔때마다 수시로 재교육을 시켜야 하는 실정이며 따라서 전문성이 결여될 수밖에 없는 상황” 이라고 현장에서 수행하는 사람으로서의 어려움에 대해 토로했다. 

외국의 경우 자원봉사자도 하나의 전문직업으로 인정하는 유료봉사자가 존재한다. 유료 봉사자이기 때문에 임금을 받는 다는 사실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전문직업인으로서의 사명감이 봉사를 행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에게나 믿음을 심어주게 되고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한 것이다.
방문목욕서비스는 간호수발서비스와는 별개로 진행되야 하며 고령사회를 대비해 재가노인서비스와 함께 자리잡아야 하는 제도라고 생각한다.

'다른 것 다 필요없고 누가와서 목욕만이라도 시켜줬으면 좋겠다'라고 허심탄하게 말하던 한 아주머니의 푸념, 그 푸념을 쉽게 넘겨버릴 수 없는 것은 노인수발보험제도가 시행돼 봤자 중증노인 일부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현행제도의 문제점으로 대부분의 노인수발을 재가복지에 의존하거나 지금처럼 가정문제로 치부해야 한다는 사실 때문이다.

시범사업이 실시될때마다 문제점을 보완, 해결방안을 모색했다는 정부의 말에 이젠 신뢰가 가지 않는다. 이번 토론회에서도 실무자들의 토론이 없었으면 방문목욕에 대한 어떤 정보도 얻지 못하고 갈뻔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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