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계 단체가 동일명칭의 또 다른 법인 설립을 허가한 경상북도지사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산하 경상북도지체장애인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23일 지장협 전국 시도협회장 및 회원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북도청 앞에서 비대위 출정식을 갖고 이번 사태를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다.

경북지장협은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산하에 설립된 이래 경북 지체장애인들의 복지증진과 인권향상을 위해 힘써온 비영리 장애인단체이다.

최근 경상북도가 사단법인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산하 경상북도지체장애인협회와 동일한 명칭의 법인 설립을 허가했다.

경상북도는 지난 8월 27일 동일명칭의 또 다른 법인 설립을 허가하면서 경북지체장애인협회란 명칭의 장애인단체가 두 곳이 된 상황이다.

민법 제32조, 보건복지부 소관 비영리법인 설립 및 감독에 관한 규칙 제4조는 비영리법인의 설립허가 기준에 ‘다른 법인과 같은 명칭이 아닐 것’ 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경북지체장애인협회 관계자는 “경상북도가 우리 협회와 동일한 명칭의 또 다른 단체 설립을 허가한 것은 위법”이라며 “경상북도가 지역 장애인들의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동안 우리 협회가 쌓아온 명예가 한 순간에 무너졌다”며 “동일명칭의 지역 법인 설립 허가 철회와 김관용 경북도지사의 사퇴를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지장협 산하 전국 시도협회장들이 경상북도 김관용 도지사의 사퇴를 촉구하며 삭발식을 단행하고 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삭발식과 화형식을 진행하고 가두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 까지 투쟁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경상북도는 지난 19일 경상북도지체장애인협회 사태 비상대책위원회와의 면담에서 법인 설립 절차에 문제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집회 당일 경북도는 비상대책위원회와 다시 가진 면담에서 이번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신규 법인의 명칭을 다른 명칭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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