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강원 피해자인 지적장애인들이 재판 과정에서 피의자 직접 대면 등 2차 인권유린을 당한 사실이 드러났다.

‘인강재단 장애인 인권유린 및 시설비리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1일 성명을 통해 “대한민국 사법체계 현장은 장애인에 대한 인권 감수성이 최하 수준이며, 장애인 인권유린의 최후 보루처인 재판정에서 증인으로 나온 피해 장애인을 보호하지 않은 것을 철저한 인권유린이다”고 비판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실시한 인강원 피해증인 출석 첫 번째 공판에서 법정은 증인이 지적장애를 가진 것을 인지했음에도 증인 출석에 대한 어떤 조치와 배려 없이 재판을 진행했다.

이날 폭행 피의자와 피해 장애인은 법정에서 90분간 질문과 응답을 주고 받았으며, 피의자 측 변호인은 피해자에게 ‘숫자를 세어보라’, ‘지금이 몇 월이냐?’, ‘현재 계절이 언제인지 아느냐’ 등의 질문의 발언을 일삼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책위 관계자는 “이 자리에는 장애인을 자녀로 둔 부모와 가족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이와 같은 재판과정을 목격함과 동시에 참담한 마음에 울분을 삭힐 수 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서울시는 일부 장애인 생활시설에서 벌어지고 있는 장애인 인권유린에 대해 강력한 행정 집행 실시를 통한 의지표명으로 사태를 해결하려고 노력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같은 법적인 절차는 피해자에게 폭행을 가한 피의자와 아무런 차이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법원 및 서울시를 상대로 ▲피해자 재판과정 참여 시 인권보호 ▲재판과정 조력 및 지원 등을 요구했다.

한편 인강원은 지난 3월 12일 장애인 학대와 금전착취, 보조금을 유용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의해 검찰에 고발된 바 있다.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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