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산후조리원 10곳 중 8곳 이상이 3층 이상 고층에 있으나 화재발생시 대비책은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 큰 문제는 3층 이상 설치를 허용하고 있는 모자보건법 단서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5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그대로 있다는 것이다.

6일 최동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2014년 4월 기준 전국 552개 산후조리원 중 83.3%인 460개의 산후조리원이 3층 이상에 위치하고 있다.

6층 이상에 위치한 산후조리원도 전체의 34.8% 192개나 있다.

최 의원은 “산후조리원은 화재나 가스누출 등 사고가 발생할 경우 신생아와 산모가 쉽게 대피할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면서 “따라서 가급적 고층 건물에는 산후조리원을 설치하지 않는 것이 상식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도 이같은 문제를 인식해 지난 2009년 모자보건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바 있다.

개정안은 시행규칙 14조(별표2) '임산부실 및 영유아실은 3층 이상에는 설치할 수 없다. 다만,  건축법 시행령 제56조에 따른 내화구조인 경우에는 3층 이상에 설치할 수 있다' 중 3층 이상 설치를 허용하고 있는 단서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5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 조항은 개정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산후조리원은 질병에 취약한 신생아와 산모를 돌보는 곳이지만 의료기관이 아니다.

따라서 사업자등록만 하면 되는 일반 독서실, 고시원과 같은 다중이용업소로 분류되고 있다.

즉, 산후조리원이라고 해서 화재 등에 대비한 특별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고, 독서실, 고시원과 동일한 기준을 요구받고 있다.

산후조리원은 복지부와 지자체에서 매년 인력, 시설, 설비 기준, 위생관리 기준에 대한 합동점검을 받고 있다.

그러나 2013년 전체 540곳 중 44곳, 2014년 8월 현재 557곳 중 33곳을 점검해 점검률은 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장성요양병원 화재사건 이후 복지부는 소방방재청과 산후조리원에 대한 합동점검을 실시했다.

당시 소방방재청은 “다중이용업소 중 산후조리원, 특히 고층에 위치한 산후조리원의 경우 화재 등 비상시 산모와 신생아가 비상구를 이용해 대피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며 재난 발생시를 대비한 개선사항을 통보했다.

그러나 이조차도 그저 통보에 그칠 뿐,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전혀 없다.

개선안에 따르면 대피로는 현행 비상계단 1, 완강기 1에서 비상계단 2로, 소방안전교육은 개업시 교육에서 매년 정기교육으로, 대피용은 없던 것을 신생아 대피용 조끼 등이다.

최동익 의원은 “산후조리원이 고층에 위치한 경우가 많아 화재나 가스누출 등 사고 발생 시 위험요소가 상당히 많다”며 “이제 산후조리원의 감염관리, 시설관리, 인력관리 등 총체적 재정비에 들어갈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문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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