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이 심할수록 강박증, 대민예민성, 우울, 편집증, 정신증 등이 유의미하게 증가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KT사례로 보는 경영전략으로서 직장 내 괴롭힘 조사·연구 프로젝트팀’은 7일 KT노동자들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실태 및 설문조사 중간 보고에서 이같이 발표했다.

KT는 올해 8300여명의 노동자들을 명예퇴직을 통해 구조조정하면서 명예퇴직 신청 거부자들을 CFT(Cross Function Team)란 시설조직에 배치하면서 인권침해 논란이 있었다.

결과에 따르면 CFT에서 근무하는 221명 중 189명(86.3%)은 올해 4월 강압적인 명예퇴직 요구를 받았다.

이러한 명예퇴직 요구는 ‘2014년 이전에도 있었다’고 113명(51.4%)이 응답해 꾸준히 존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직접적인 폭력 및 위협적인 행동을 당하는 경우보다 주로 업무 정보 배제, 능력 이하의 업무 배당, 불쾌한 업무 대체 등의 업무상 불이익을 통한 괴롭힘도 존재했다.

직장 내 괴롭힘이 심할 수록 신체화, 강박증, 대민예민성, 우울, 불안, 적대감, 공포불안, 편집증, 정신증이 유의미하게 증가됐으며, 괴롭힘으로 인한 의료적 진료 및 상담을 받은 경우는 15.7%(34명)에 불과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노동자의 정신건강이 심각히 위협받고 있으나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나 제도적 방안들은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한국사회는 구조조정을 당연시하고 구조조정 과정에서 노동자의 인권이 무시되는 현실에서는 이러한 제도적 방안들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KT 직장 내 괴롭힘 조사연구팀’은 5월 말 ‘직장 내 괴롭힘’을 의제화 하기 위해 공익변호사단체, 인권단체, KT새노조, 연구자 등으로 구성됐다.

실태 및 설문조사는 KT에 근무하고 있거나 근무했던 사람들을 대상으로 집담회와 CFT 근무자, 올해 명예퇴직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심층면접 등을 통해 조사됐다.

이수경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