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시설 민주화와 공공성 쟁취를 위한 전국연대회의, 사회복지시설 생활인 인권확보를 위한 연대회의, 인권단체 연석회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 협의회(이하 단체)는 19일 종로구청 앞에서 '대형비리시설 성람재단의 비리 이사진 전원해임과 민주적 이사진으로의 교체를 요구하는 종로구청 집단민원제출' 기자회견을 개최했지만 구청 정문 앞을 막고 선 경찰들의 바리게이트 때문에 민원접수를 하지 못한채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일이 발생됐다.

지난 19일 종로구청 앞 종로구청 안으로 들어가려는 장애인들을 제지하고 있다.

 

또한 민원신청을 요구하는 장애인들과 이를 제지하려는 경찰과의 몸싸움이 있은 뒤에서야 국가인권위가 중재에 나섰고 그 후 장애인들의 재단 비리 관련 민원신청서가 종로구청에 받아들여져 장애인단체들을 단순히 폭력적인 단체로만 치부하려는 공무원들의 편견이 여전하다는 일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단체는 기자회견을 통해 "성람재단은 1년에 100억원 이상의 국고를 지원 받는 국내 최대 규모의 사회복지법인으로 법인산하에 13개 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중 1개 시설에서만 27억이라는 엄청난 횡령액이 밝혀져 현재 조태영 전 이사장은 구속, 수감되어 있다"며 "지금까지 투명성과 공공성이 기본이 되어야 할 사회복지시설이 오히려 비리와 인권침해가 만연하게 된 것은, 이런 사실들을 묵인하고 비호해온 지자체와 복지부의 직무유기 때문이다. 종로구청은 성람재단이 이런 비상사태에 이르기까지 자신들의 직무를 이행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자리를 피하는 등 여전히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장에 모인 장애인들과 단체들의 모습을 사람들은 무심히 지켜보고 지나치고 있다.

 

이에 단체는 "종로구청은 성람재단 사태에 책임을 지고, 각종 비리에 연루되어 있는 이사진들에 대해 그 책임을 물어 전원 해임하고, 새로운 민주적 이사진들을 구성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성람재단 산하 은혜요양원에서 생활하던 지영 씨는 자신의 과거 사례를 들며 "내가 시설에서 생활하던 지난 6년 동안 우리는 동물만도 못한 일들을 당해왔다. 하지만 이런 비리사건이 터지므로 오히려 안에서 생활하고 있는 동료들이 다칠까봐 걱정스러워 쉽게 나서지 못했다"며 "즉각적인 대처가 없다면 시설 속 장애인들은 더 위험해 질 수도 있다"고 울먹이며 말을 이었다.

경찰들과 장애인, 활동가들을 몸싸움을 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경찰병력뒤 종로구청 직원들은 뒷짐을 지고 사태를 바라보고만 있다.

 

지영 씨는 "시설에서 생활할 때 종로구청에서 감사를 나온다는 경우가 가끔 있었던 것 같다. 그때만 제대로 된 밥을 주고 감사라고 나오는 경우도 겨우 하루뿐이었다"면서 "너무 한이 되고 떨려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으나 또 다른 장애인들이 더 이상 고통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 모든 비리는 꼭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단체는 민원신청 접수를 위해 정문으로 진입을 계속 시도했지만 경찰과의  대립으로 팽팽한 긴장감만이 맴돌았다.

 

이에 단체의 민원서류 접수를 거부했다는 내용의 진정을 접수한 국가위원회에서는 종로구청을 방문해 "종로구청은 정당한 사유 없이 민원신청을 거부할 수 없다"는 권고조치로 이날 30여명의 민원접수가 이뤄졌다.

 

진선미 기자 websun@bokjinews.com

진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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