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급여 정신질환 수가가 건강보험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정신질환 환자가 적정치료를 받을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문정림 새누리당 의원이 14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신질환 내원 1일당 및 투약 1일당 수가는 2770원인 반면 건강보험 외래 수가 평균은 2만7704원으로 10가량 차이가 있다.

그간 정신질환은 만성질환으로서 투약 등 진료내용이 정형화됐다는 이유로 ‘1일당 정액수가제’로 운영해왔다. 그 일환으로 지난 2008년 10월 국·공립, 사립기관 등 설립주체에 따른 수가차등제를 폐지하고, 의료인 등 인력확보 수준에 따른 기관등급별 수가차등 및 입원기관에 따른 체감제를 실시했다.

하지만 의료급여 정신질환 정액수가제가 적용된 이후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수가인상 없이 지속돼 변화된 진료환경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정신질환 질병분류 기호

특히 건강보험은 행위별 수가를 적용하고 물가요인 등을 반영해 매년 수가가 변동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급여 정신질환의 경우 총 80여개에 달하는 세부 질병 코드(F00~F99, G41~G41)가 있음에도, 상병을 불문하고 일당정액제로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또 내원 1일당 및 투약 1일당 수가는 2770원에 불과해 정신요법 등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받는 데 한계가 있어 급성, 아급성 및 초기, 만성의 구분없이 만성질환에 준하는 치료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

실제로 외래 수가의 경우 의료급여는 건강보험 2만7704원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입원 수가 경우도 역시 의료급여는 4만7000원으로 건강보험 수가(G2 기준, 6만4681원) 대비 72.7%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건강보험 환자의 1인당 연간입원 일수는 93일인 반면, 의료급여 환자는 220일에 달하는 것은 OECD 평균인 25일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이는 건강보험 대비 의료급여 환자에 대한 외래방문일수 및 투약일수가 증가하는 문제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문정림 의원은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의료급여 정신질환 일당정액수가 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하는 만큼 단순히 수가를 얼마 올려야한다는 차원의 논의가 아니라 진료의 질 향상과 적정진료를 유도하는 수가체계는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신질환자의 개별 상태에 맞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초발 정신질환자의 만성화를 예방하고, 구조적인 장기입원 문제를 해결하는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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