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80대를 보유한 자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라고? 사실은 명의도용 피해자다."

김성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들의 부정수급 문제가 사실은 부풀려져 과장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김성주 의원은 14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도덕적 해이로 비난 받는 빈곤층의 부정수급은 개인별 부정수급액수도 크지 않고, 발생 원인 역시 가난한데도 수급자가 되지 못하는 장벽을 가진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주 의원이 복지부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 반 동안 부정수급 1건 당 평균액은 97만원에 불과했다. 2011년은 건 당 73만원, 2012년은 82만원, 2014년은 1000만원이었다.

김 의원은 "부정수급 발생 원인 역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기초생활보장제도의 까다로운 선정기준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성주 의원에 따르면 부정수급 환수액이 많은 상위 사례들 역시 대부분 비정기적인 일용근로 소득과 사각지대의 주원인인 부양의무 기준, 특히 빈곤의 되물림을 야기하는 취업 자녀에 부양의무 부과 문제인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부정수급 환수액 상위 사례를 보면 3513만7000원을 부정수급한 경우 시각1급 장애인이나 확인조사 결과 미신고된 일용근로 사실을 확인하고 사실조사를 통해 부정수급자로 결정된 것이다.

2495만9000원을 부정수급한 경우에는 자녀가 취업한 사실을 은닉하다가 확인조사 결과 취업사실을 확인하고 부정수급자로 결정됐다.

수급자 부정수급 사례로 자주 언급되는 차량 소유 현황 역시 마찬가지다.

4대 이상 차를 소유한 수급자가 40명이나 된다. 가장 많은 차량을 소유한 사람은 80대를 가지고 있고, 29대, 27대, 22대 사례도 있다.

차량 80대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난 대구시 박 모 씨는 과거 노숙당시 다른 사람에게 준 신분증이 도용돼 자동차매매상이 수급자 명의로 설립됐고, 해당 차량이 해당 매매상 명의로 조회됐다.

수급자 신청시 차량이 있다는 것을 인지했고, 정신질환(본인)과 지적장애(처) 등을 갖고 있는 가구실태를 감안해 지방생활보장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재산범위 특례 수급자로 보호했다.

김 의원은 “상식적으로 재벌이라 해도 차를 80대나 가지고 있을 리 없지 않냐”며 “이들은 돈이 많은데 수급자로 가장해 국민 혈세를 낭비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명의를 도용당한 수급자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제는 범죄를 당한 피해자인 수급자임이 명백함에도, 복지부가 수급자들을 구제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질타했다.

소송을 제기하고 과정을 진행하기 어려운 빈곤층의 현실을 모르지 않음에도, 정부의 지침(기초생활보장제도 사업안내)은 수급자가 소송을 걸어 법원의 최종 판결을 받아야 이 차량들이 재산으로 산정되지 않는다고 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성주 의원은 “부정수급을 두둔하는 것이 아니”라고 전제한 뒤, “과도하게 부풀려진 부분이 있다는 것이고, 이런 의도적 여론 몰이와 개선되지 않는 제도 때문에 부정수급자로 낙인찍힌 수급자들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기도 한다는 점을 알린 것”이라고 했다.

정부 여당 주요 인사의 발언을 소개하며, “정부는 가난한데도 수급자가 되지 못하는 장벽을 제거해야 한다는 기초법 개선 요구는 외면하고, 부정수급 색출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1차부터 8차까지의 사회보장위원회 장관 발언을 근거로,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장관 조차 빈곤층과 수급자의 어려움을 개선하고자 하는 발언은 없고, 부정수급을 강조하는 목소리만 냈다고 일침도 가했다.

김 의원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빈곤층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해, 어려운 처지에 있음에도 탈락되거나 급여가 삭감되는 일이 없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일선 사회복지공무원이 제대로 수급권을 보장하고 적극적인 사례관리를 하도록 인력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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