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추천을 통해 정부포상을 받은 일본인 수훈자 중 A급 전범과 731부대 관련자 등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인재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1970년 이후 복지부가 추천해 정부포상을 받은 일본인은 15명으로, 절반 이상이 보건·의료분야와 관련한 공적을 인정받았다.

인재근 의원이 15명에 대해 조사한 결과 3명은 731부대 관련자였으며 2명은 수훈 이후 행적에 문제가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1973년 11월 2일 나병환자 유공을 인정받아 국민훈장 목련장(4등급)을 수훈한 '가도 가쓰야(加藤勝也)'는 731부대 관련자로 확인됐다. 1976년 9월 25일 수교훈장 광화장(1등급)을 수훈한 '사사가와 료이찌(笹川良)'는 A급 전범 용의자이자 731부대 관련자로 알려져 있다.

의료복지사업 유공의 공적을 인정받아 1978년 10월 14일 국민훈장 무궁화장(1등급)을 수훈한 '다께미 다로(武見太郞)' 또한 731부대 관련자로, 2차 대전 당시 일본 정부가 극비리에 진행한 원폭 개발에 깊게 관여한 인물이다.

우리나라에서 정부포상을 수훈한 이후 행적에 문제가 있는 이도 있다.

1988년부터 1998년까지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을 지낸 '나카지마 히로시(中島宏)'는 1981년 9월 28일 수교훈장 흥인장(2등급)을 수훈한 시점 이후 수차례 구설수에 올랐다.

그는 소련 붕괴 직후 고가의 문화재 6점을 러시아 국외로 밀반출하려다 적발됐고, 아프리카인에 대한 인종차별 발언과 WHO 사무총장 재선 선거에서의 금권선거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1983년 12월 1일 국민훈장 무궁화장(1등급)을 수훈한 일본 중의원 '하라다 겡(原田憲)'은 일본 자민당 내 우익모임인 '야스쿠니관계 3협의회'의 좌장으로서 일본 최대 우익단체인 '영령에 보답하는 모임'과 함께 1990년 8월 15일 '전몰자를 추모하는 평화 기원의 날'에 맞춰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공식 참배하고 이를 정례화 할 것'을 촉구했다.

인재근 의원은 "복지부는 극악한 생체실험을 자행한 731부대 관계자를 추천했다는 사실이 경악스럽다"며 "다른 부처도 아닌 국민건강과 복지를 책임지는 복지부의 추천이기에 더욱 충격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역사에 길이 남을 오점"이라며 "지금이라도 당장 서훈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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