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개·폐회식 총감독으로 위촉된 박칼린 씨가 지난 18일 인천문학경기장에서 개회식을 성황리에 끝마쳤다. 개회식 직후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박칼린 총감독을 만나봤다.

박칼린 감독의 개회식 소감으로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관람해 주셔서 감사하다. 날씨도 너무 좋았고 모든 것이 완벽했다. 하지만 진정한 시작은 내일부터라고 생각한다. 인천장애인AG의 하이라이트를 끝까지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박 총감독의 개회식 영감은 책이나 영화 등을 통한 것이 아니라 그간 진행된 수많은 패럴림픽, 아시안게임 개폐회식 공연에서 찾았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공연을 봤을 때 대부분 기적을 만드는 영웅, 살아있는 영웅인 선수에게 집중하고 있었어요. 인간한계에 도전하고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주인공은 선수이지만 그들의 불가능을 극복할 수 있도록 묵묵히 도왔던 조력자들도 한번 쯤은 조명해 보고 싶었어요.”

지난 4일 폐막된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개회식 혹평과 적은 예산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서도 전했다.

“지난해 6월부터 컨셉을 준비했어요. 조직위를 통해 AG과 장애인AG의 스토리라인이 다르다는 것만 확인하고 근 1년간 연출단을 꾸렸지요. 약 두 달 전부터 연습에 돌입했고, 6~7일간 문학경기장 현장에서 공연 연습에 몰두했습니다. 개회식 공연에 도움을 준 61사단에 감사합니다. 또 AG개회식과 예산에 대한 부담은 신경 쓸 겨를이 없었어요. AG기간이 우리 연출·공연 팀의 준비 막바지 기간이었기 때문이에요. 주어진 예산과 환경 속에서 연출·공연 팀과 함께 최선을 다해 준비했습니다.”

이번 인천APG 개회식의 특별한 점을 꼽자면 다른 일반 대회에서 항상 3, 4부에 등장하는 선수단 입장 순서가 이번 공연에서는 1부에서 진행됐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철저히 선수 입장에서 생각해봤어요. 내가 선수였다면 개막 공연 무대를 보고싶을 텐데 선수입장을 기다리기 위해 항상 선수는 무대 뒤에서 시간을 보내며 공연을 보지 못하잖아요. 선수단 입장이 일찍 이루어진다면 그들도 함께 무대를 즐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개회식 주인공은 선수에요. 제일 중요한 선수가 무대 뒤에서 오랜 시간동안 기다리는 것이 아닌 우리의 스토리를 함께 즐기고 느꼈으면 했어요.”

박칼린 총감독에게 1년이 넘는 시간동안 함께한 2014인천APG의 의미는 무엇일까.

“너무 많은 것을 깨닫게 해주었기 때문에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려워요. 조직위원장님과 함께 소치 패럴림픽 개회식도 함께 보면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죠. 마치 나의 사지(팔다리)가 없어진 것 같은 생생한 경험을 하며 인천장애인AG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수 있었어요. 일반적인 대회 개회식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많은 것들을 패러게임을 통해 배웠습니다. 저에게 인천장애인AG는 ‘배움’입니다.”

박칼린 씨는 인천APG 개회식 공연에 대한 만족도와 폐회식에 대한 바람도 전달했다.

“공연에 참가한 인원만 1000여명이라 언제나 아쉬움은 남지만 이런 아쉬움보다 지금은 너무나 흥분되고 만족스러워요. 함께 고생한 스탭들에게 고맙습니다. 또 개회식이 손님들을 맞이하는 환영이었다면, 폐회식은 한국식의 ‘뒷풀이’ 공연이 될 겁니다. 한국의 전통문화와 한국적 향연이 펼칠 예정이에요. 개회식과는 또다른 재미있는 볼거리들을 기대해 주세요.”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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