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열린 '노인수발보험을 위한 현금급여제도 도입에 관한 정책토론회'에서는 독일식 현금급여 방식 도입을 놓고 찬성과 반대 입장이 맞섰다.

 
노인수발보험제도 안에 독일식 혼합급여제도를 도입하고 가족수발자에게 국민연금보험료를 보조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국민적 욕구가 큰 만큼 도입해야 하며 차상위층의 경우 한다는 입장과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찬반목소리가 제기됐으나 현금급여가 도입됨으로 발생할 수 있는 단점에 대해서는 대처방안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같이 했다.

김춘진 의원은 한국형 현금급여제도를 설계하고, 현금급여제도 도입에 대해 여성계, 노인 당사자 등 국민 여론을 수렴하기 위해 정책토론회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21일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노인수발보험을 위한 현금급여제도 도입에 관한 정책토론회에서 기조발제를 맡은 대구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진숙 교수는 "독일의 경우 급여종류 중에서 2003년에는 수발수당이 가장 선호된 것으로 나타나 수급자중 49%가 수발수당을 선택했고, 그 다음은 완전시설급여(27%), 혼합급여(10%), 현물급여(9%), 장애시설급여(3%) 등의 순으로 선호했다. 특히 재가급여의 경우에는 Ⅰ등급에서 최중증에 이르기까지 모두 현금급여가 압도적으로 선호되고 있다. 그러나 시간의 경과에 따라 수발수당수급자의 수는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반면에 현물보험급여, 복합급여 그리고 완전시설 수발수급자의 수는 각각 다소 증가하고 있어 현금급여 도입과 함께 복합급여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한국재가노인복지협회 김용년 회장도 현금급여 도입에 적극 찬성의 입장을 보였는데 "보건복지부에서 제출한 수발보험법안대로 시행한다면 소득재분배는커녕 소득역전을 유발시키는 부르조아지(bourgeoisie)를 위한 제도이며 가족해체는 물론 자원봉사활동 위축 등으로 사회질서를 붕괴시킬 수 있는 악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정부의 재정부담을 늘림과 동시에 본인부담금을 낮추고 현금급여의 폭을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현물급여를 원칙으로 하되, 가족수발자가 현금급여를 희망하는 경우 필요에 따라 일시적 또는 부분적으로 현물급여도 받을 수 있도록 혼합방식을 도입해 급여의 선택권을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강세상네트워크 조경애 공동대표 역시 "현금급여는 복지국가가 공통적으로 직면하고 있는 재정적인 한계와 수요자의 다양한 욕구에 대한 서비스의 경직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서비스 이용자의 선택권의 확대와 이용자중심의 서비스 전달체계 구축을 가능하케 하는 정책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야마토마치에서 만난 노인들의 저자 김동선씨는 "노인수발보험법안이 중증 노인에게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한적이고 부분적인 수발법안인데 이도 결국 재원문제, 국민부담문제와 직결돼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노인수발보험법안이 도입되는 초기부터 현금급여를 갖고 간다는 것은 무리"라고 반박했고 호서대 사회복지학과 송다영 교수는 "도입코자 하는 독일의 현금급여를 살펴볼 노인에게 직접 지급되면서도 실제 어떻게 쓰였는가에 대한 관리시스템이 작동되지 않는 시스템을 우리나라에 도입할 경우 가족수발자에 대한 보상이 되기보다는 질병을 가진 노인을 모신 가구에 대한 경제적 보상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금급여를 도입하기 전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여성이 돌봄노동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가족수발자 당사자에 대한 사회적 권리의 보장이라는 측면은 쉽게 지나칠 수 있고 이에 대한 예방대책이 없는 현금급여는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입장을 보여 현금급여도입을 두고 논쟁이 불가필 할 것으로 보여진다.

서희정 기자 hans@bokjinews.com

서희정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