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국민운동본부가 2011년 6월 14일 서울광장에서 공식 출범식을 가졌다.

나눔국민운동본부가 설립단계에서부터 특혜의혹을 비롯해 나눔을 핑계로 과다하게 지원되는 예산과 불투명한 회계처리 등 각종 의혹이 도마에 올랐다.

20일 최동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나눔국민운동본부는 ▲일반적 법인 설립기간보다 한달 단축 설립 ▲연간 1회 행사에 과도한 국고 지원 ▲규정 위반 연회비 수입 ▲쪼개기 수의계약 ▲배분규겆 위반 언론사에 기부금 지급 등 문제점이 드러났다.

나눔국민운동본부는 이명박 정부 당시 2011년 7월 설립된 사단법인으로 범국민적 나눔국민운동을 전개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이다.

설립 당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대한적십자사,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직원이 각각 2명씩 보건복지부에 파견돼 나눔국민운동본부 출범을 실무적으로 도왔다.

사단법인 출범에 복지부를 비롯해 민간 모금단체와 공공기관이 투입된 것도 문제를 삼을만하지만 설립기간이 다른 법인설립 기간에 비해 한달이나 빠른 것은 특혜의혹을 살만하다.

나눔국민운동본부의 담당 부서라고 할 수 있는 복지부 ‘나눔정책TF’는 2010년부터 현재까지 4개의 법인 설립을 허가한 바 있다.

이들의 평균 설립기간은 47일이었으나, 나눔국민운동본부 설립에는 16일밖에 걸리지 않은 것이다.

지나치게 많은 국고 지원도 의혹을 사고 있는 부분이다.

나눔국민운동본부는 설립 후 2012년 5억원, 2013년 16억1100만원, 2014년 13억3000만원 등 3년간 총 34억4100만원의 국고가 지원됐다.

정규직원 단 두 명, 주요사업은 연간 1회 실시되는 ‘나눔대축제’ 단 하나뿐임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많은 국가예산이 투입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역시 2011년 4억2000만원, 2012년 15억원, 2013년 11억원, 2014년 9억5만원으로 총 39억7000여만원을 지원했다.

기타 후원금 및 회비 21억5600만원을 모두 합하면 나눔국민운동본부는 4년간 100억원에 가까운 돈을 지원받아온 것이다.

규정을 넘는 연회비도 도마에 올랐다.

나눔국민운동본부는 ‘회원규정’에 따라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그런데 나눔국민운동본부의 회비 내역을 살펴보면 사회복지 단체 및 민간 모금단체들에 과도하게 회비를 거두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인 법정 모금단체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매년 3000만원씩 9000만원을, 대한적십자사의 경우 총 4000만원, 사회복지협의회의 경우 총 1000만원을 납부했다.

여기에 민간단체인 굿네이버스는 2100만원, 월드비전 1100만원을 납부하는 등 나눔국민운동본부는 2011년부터 2013년까지 회비로 총 16억600만원을 거뒀다.

나눔국민운동본부 회원규정 제12조(연회비)에 따르면 이사 100만원 이상, 법인 및 단체회원 20만원 이상, 일반회원 6만원 이상으로 명시돼 있다.

나눔국민운동본부에서 규정하고 있는 연회비를 훌쩍 넘는 과도한 금액을 모금단체와 공공기관, 민간 사회단체들로부터 거둬들이고 있는 것이다.

나눔국민운동본부가 매년 실시하고 있는 ‘나눔대축제’의 진행을 위한 업체선정 꼼수 수의계약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사실 나눔대축제는 사회복지협의회에서 주관했던 것을 나눔국민동본부가 설립되면서 나눔국민운동본부로 이관됐다.

나눔국민운동본부는 매해 행사 대행업체를 홈페이지를 통해 공모해 왔다. 그러나 2013년도에 들어서는 기존의 과정과는 다른 선정 절차를 거친다.

기전 하나의 업체를 공모선정해 전체 사업을 모두 맡기는 형태가 아닌 A업체와 B업체에 별도의 행사장 관리와 행사 운영을 맡겼고 각각 1억3200만원과 1억2800만원을 수의계약을 피하기 위한 꼼수로 하루에 중계발전차 대행금 1650만원, 전기공사 대행금 1870만원, 영상기기 대행금1980만원 등 2000만원 이하의 금액으로 나누어 계약하고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눔국민운동본부는 ‘예산회계 규칙’에 따라 2000만원 이하인 사업에 대해서만 수의계약을 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이렇게 돈을 쪼개서 수의계약 한 것은 사업평가 점수를 잘 받아 모금회로부터 배분금을 지원 받기 위한 꼼수로 드러났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2012년 나눔운동본부로 지정기탁 2억원, 테마기획사업 4억원 등 총 6억원을 지원한 바 있다.

이후 사회복지모금회의 사업평가 결과 회계 부분 C점을 받아 ‘배분세칙’에 따른 주의 조치를 주었다. 이유는 대전 지역에서 실시한 나눔대축제 사업에서 입찰을 실시하지 않고 수의계약으로 사업을 진행했기 때문이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나눔국민운동본부에 주의조치를 내리면서 ‘연속 2회 주의조치를 받을 경우 배분금 지급을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때문에 나눔국민운동본부는 2013년 A업체와 B업체에게 각각 1억3200만원과 1억2800만원을 지급하면서도 2000만원 이하로 지급액을 쪼개 예산을 집행한 것이다.

이 결과 나눔국민운동본부는 2013년 사업 평가에서 사업에서 B, 회계에서 A로 평가를 받아 2014년에 다시 모금회로부터 10억원이 넘는 돈을 배분 받게 됐다.

2013년 행사에는 국고 5억원과 모금회 기부금 7억5000만원, 자체 후원금 6300만원 등 총 13억1300만원이 사용됐다.

나눔국민운동본부는 배분 규정도 어겼다.

모금회는 배분 규정에 따라 사회복지사업을 하는 단체나 개인에게만 기부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방송사나 언론사에 기부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데 나눔국민운동본부가 모금회의 기부금을 방송사와 언론사로 지급하는 통로 역할을 한 것이다.

모금회는 ‘희망나눔걷기대회’ 등 각 사업의 운영 주체로 나눔국민운동본부에 기부금을 배분했으나, 나눔국민운동본부는 해당 기부금을 한 푼도 사용하지 않고 각각 동아일보와 KBS에게 바로 지급했다.

2012년 동아일보에 희망나눔걷기대회 5000만원, KBS 나눔더하기대축제에 4억원, KBS 다문화가정합동결혼식에 1억원, 2013년 KBS 다문화가정합동결혼식에 2억원 등 총 7억5000만원이 지급됐다.

최동익 의원은 “공동주최라는 명목만 있을 뿐 나눔국민운동본부는 실제 사업 수행과정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폭로했다.

최 의원은 “이명박 정부 주도로 새로운 나눔단체를 설립해 민간 모금단체인 모금회에서 매년 10억원이 넘는 기부금을 배분받도록 했다. 과도하게 회비를 거둬 단체를 운영하고 있으며, 법적 근거도 없는 단체에 대해 매년 많은 국비를 지원하고 있다”며 “나눔국민운동본부의 존재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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