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장애인 차량연료(LPG) 지원제도 폐지 논란에 장애인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LPG 지원제도 개선이냐 폐지냐의 방침 결정을 두고 당사자들과 정부 관계자들이 만나 뜨거운 논쟁을 벌이는 시간이 마련됐다.

장애인 차량연료 지원제도의 유지, 폐지 논란 속에 장애계 각 단체 장애인들이 참석해 토론회 내용을 신중하게 듣고 있다.

 

24일 한국장애인총연합회(이하 장총련)는 국회의원회관에서 참여정부 장애인정책 대토론회 장애인 차량연료(LPG) 지원제도, 유지냐 폐지냐를 두고 토론회를 개최했다.

지난 1990년 정부가 장애인복지 증진을 위해 장애인 차량에 한해 저가의 LPG 사용을 허용한 이래 LPG 연료의 사용 범위가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왔다.  이런 조치는 사회적 활동에 제약을 받는 장애인의 이동을 돕고 장애인 가구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한 정책으로 마련됐다.

그러나 최근 장애인 승용차 보유율 및 보유대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반면 이동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낮은 소득수준 탓에 승용차 구입이 어려운 저소득 중증장애인들은 수혜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어 일정 소득수준 이상의 장애인들만이 혜택을 받는 다는 비판이 일면서 정부는 2004년 12월 1일부터 제도 운용을 위한 예산을 경감한다며 정책의 실효성 제고를 위한 우선적 조치로 LPG 구입비 지원 상한액을 도입, 차량당 월 250리터로 설정한바 있다.

 이에 관련해 이번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한국보건가회연구원 변용찬 장애인복지연구팀장은 "이번 자리를 통해 먼저 장애인의 실태를 살펴보고 LPG 연료 지원 사업의 현황과 문제점, 장애인 차량 LPG지원사업의 향후 정책 방향을 논의해 보고자 모였다"며 "장애인이 지역사회로부터 고립되지 않고 적극적인 사회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각종 사회 활동에 활발하게 참여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이동에 따르는 제약요인을 제거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변팀장은 "장애인의 이동에 따르는 경제적인 부담을 완화해 장애인의 사회참여를 촉진하고 소득활동을 가능하게 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하며 이를 통해 장애인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국가의 책임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력히 주장하며 "한정된 재원과 효율성을 고려해 지속 가능한 제도를 만들어야 하며 수요자의 욕구에 부응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장애인복지에 대한 국가의 책임성에 부합되는 제도 설계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하며 장애인의 이동에 불편을 주는 건물이나 도로 등의 편의시설의 지속적인 확충, 저상버스 도입 등 장애인 교통대책의 마련, 활동보조인력 제도의 도입 및 지원 등의 대책이 마련되어 병행 추진 되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토론에 참석한 한나라당 고경화 의원은 "장애인 LPG 차량지원 문제는 형평성 문제와 도덕적 해이 문제로 정리할 수 있다고 생각되며 형평성 문제는 2001년에 LPG 세율이 인상돼 장애인 엘피지 차량에 인상분 지원을 시작하면서부터 계속 제기돼왔다"면서 " LPG 차량을 사용하지 못하는 장애인에 대한 고민이 이제와 시작되는 건 늦은 감이 있다고 본다. LPG 차량을 소유할 수 없는 저소득층이 지원제도에서 소외되고 있는데 이들은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 발제자가 제시한 네 가지 대안 가운데 한 가지 방향으로만 가기는 어렵다고 본다. 몇 가지를 조합하는 방식으로 시행돼야 할 것이다. 이 문제가 이동권과 생존권 차원의 문제라는 걸 생각하면 면세제도로 개편함과 동시에 이동수당제를 보충하는 양 제도가 조합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의견을 설명했다.

한편 예산을 담당하는 재정경제부 복지경제과 이찬우 과장은 "우리나라 복지재정규모는 매우 작다. 재경부 입장에서는 경제가 견딜 수 있는 규모로 갈 수 있느냐가 주요 고려 사항이며, 복지정책을 어떻게 가져가야 하느냐에 대해 정부는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면서 "면세제도로 개편해도 형평성 문제는 해소될 수 없으며, 면세제도를 도입해도 한도를 정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면세제도 개편에는 반대입장이다. 무한정 지원에 어려움이 있으며 면세제도로 개편하는 것과 예산 내에서의 LPG 지원은 근본적으로 같다. LPG 면세하면 매년 2조 이상의 세금 수입이 감소하게되며 감소한 부분은 또 다른 곳에서 걷어야 하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팀 김강립 팀장 "장애인 LPG 차량지원 제도는 장애인의 삶의 질 개선에 일정부분 몫을 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복지부에서 LPG 정책의 근본적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는 이유는 현 시점에서 적지 않은 문제점이 있어서다. 이 지원사업은 복지부 예산의 절반, 중앙정부 장애인관련 예산의 1/3을 차지한다. 소수의 장애인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지만, 상당수의 다른 장애인들은 원천적으로 배제당 할 수밖에 없다"며 "물론 LPG 지원제도 개선이 전체적인 장애인 복지의 감소나 후퇴로 돼선 안 될 것이며 재원을 보다 합리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우선순위를 고려해야 한다. 중증장애인, 저소득층 장애인 위주와 가장 취약한 17세 이하 장애아동 지원에 집중할 것이라는 게 정부의 입장이며 현재보다는 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추가 비용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높일 것이다. 이동편의에 관해 선 범정부적 종합대책을 만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장애인 당사자들로 구성된 평가단도 구성 할 예정이며 추후 활동보조인서비스 등 총체적 서비스, 체계적 서비스를 갖추기 위해 내년부터 연구를 시작할 것이며 LPG 문제로 겪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바람직한 방향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참석자들의 질타와 함성이 끈이지 않아 토론 내내 팽팽한 긴장감이 있었으며 일관되고 추상적인 정부 관계자의 토론 내용을 지적하는 장애인들의 목소리가 높았다.

진선미 기자 websun@bokjinews.com

진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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