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택기금 주태개조비용 지원 현황

장애인 등 주거약자의 주거안정과 주거수준 향상을 위해 제정된 ‘장애인·고령자 등 주거약자 지원법’의 사문화과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과 김상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주거약자지원법의 이행실태를 점검한 결과 국토교통부는 2013년부터 현재까지 주거약자 등에 지원돼야 할 주택개조비용을 주거약자용 주택 건설자금으로 용도를 전환해 사용했다.

2012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장애인·고령자 등 주거약자지원법은 장애인, 노인, 국가유공자 및 보훈대상자 등의 주거복지 향상을 위해 제정된 법률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18.2%가 이 법률에 의해 주거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정부는 주거약자를 포함한 제2차 장기(2013~2022년) 주택종합계획을 수립한 바 있지만 주거지원계획 수립은 부실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택종합계획에 따르면 편의시설을 갖춘 주거약자용 주택공급 및 개량 확대와 장기적으로 모든 주택의 유니버셜디자인 적용을 목표로 장애제거 설계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적용방안을 검토한다.

하지만 이는 실질적인 주거안정의 근간이 되는 주거약자용 주택의 건설과 공급에 대한 구체적 계획은 마련하지 못한 선언적 내용이라는 지적이다.

또 국민주택기금은 2013년부터 주택개조비용으로 주거약자 및 세대원, 임대사업자 등에게 장기·저리로 26억원을 융자하고 있다.

그러나 국토부의 국민주택기금 주택개조비용 지원 현황을 살펴보면 현재까지 융자를 신청해 지원받은 건수는 1건에 불과했으며, 이마저도 LH공사에서 소유 임대주택 3만5000호 개조비용으로 전액 융자를 받은 것으로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한 주거약자가구의 신청지원은 전무했다.

이는 법에 명시된 기금의 용도를 다른 형태로 전환해 사용하는 것으로 주거약자들의 주택개조를 더욱 어렵게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한국장총 관계자는 “주거약자 가구는 낮은 소득수준으로 인해 주택개조에 대한 욕구는 있으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고, 주택개조가 융자까지 받아 개조할 만큼의 최우선 욕구가 아니기 때문에 신청이 한 건도 없는 것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융자 지원신청이 저조해 용도를 근거없이 변경하는 것은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거주하고 있는 장애인 등 주거약자들의 주택개조를 더욱 어렵게 할 것이며, 향후 주거안정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지어 주거약자 지원법이 제정된 2012년 이후 주거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주거실태조사는 전무했다.

국토부가 실시한 연도별 주거실태조사는 2007년 노인, 2009년 장애인, 2011년 임대주택 거주자, 2013년 저소득 가구 등이었고, 2006, 2008, 2010, 2012, 2014년 모두 일반주거실태조사를 시행했다.

한국장총은 “주거실태조사의 목적은 주거복지 향상과 주거지원 정책의 실효성 제고를 위한 정책 수립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이다. 이러한 조사를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았다는 것은 주거약자 계층에 대한 정책적 의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이어 “주거약자에게 주거와 관련한 각종 지원과 정보제공을 위한 주거지원센터 설치가 전무하다”며 “주거지원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서비스 전달체계인 주거지원센터 설치가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법이 시행된 지 2년이 지났지만 구체적 실행계획을 마련하고 있지 못한 주거약자 지원법은 실효성 없는 빈껍데기 법률로 전락했고, 사문화된 법률의 수순을 밟고 있다”며 “하루속히 법률의 정비와 구체적 계획이 수립될 수 있도록 정부의 책임있는 역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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