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초생활수급자들의 자활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근로빈곤층취업우선지원사업’이 근로능력이 없는 수급자들에게 자활이 아닌 무조건적인 취업을 강요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기초법개악저지 빈곤문제해결을 위한 민생보위’는 28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강제노동 강요하는 기초생활보장제도’ 인권위 진정 기자회견을 열고 ‘근로빈곤층취업우선지원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공익인권변호사그룹 공감 소속 박영아 변호사는 “정부의 ‘근로빈곤층취업우선지원사업’은 수급자들에게 자활지원이 아닌 강제근로기조로 무조건적인 취업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변호사는 “수급자들을 강제로 노동시장에 편입시키기 위해 설계된 잘못된 근로능력평가 판정으로 인해 최인기 씨가 취업 후 두 달 만에 사망에 이르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의 ‘근로빈곤층취업우선지원사업’철회와 국민연금공단의 비객관적인 근로능력평가에 대한 중단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김정숙 건강세상네트워크 활동가는 “故 최인기 씨가 ‘근로능력 있음’판정을 받고, 취업성공패키지를 수료한 후 취업에 이르기까지 당사자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 너무나 충격적이다. 이는 명백한 인권살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걸어 다니는 시한폭탄과 같은 흉부대동맥 환자를 근로능력 있음 판정을 한 것은 전문가인 의료인과 담당 공무원의 ‘질나쁜 의도적인 살인’과 같다”며 “어떻게 당사자의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있는가”라며 보건복지부의 행태를 규탄했다.

故 최인기 씨의 부인 곽혜숙 씨는 “아직도 남편이 죽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꿈만 같다”며 “남편이 직장에서 갑자기 쓰러지고, 사망에 이르기까지 시청, 구청, 복지부 등은 다들 ‘자신의 소관이 아니다’, ‘(시장, 구청장 등을) 만날 수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민생보위는 이날 국가인권위원회에 강제노동 강요하는 기초생활보장제도에 대한 진정서를 전달했다.

문혜원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