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7월27일자엔 흥미로운 기사거리 하나가 떴다. 동아일보와 신한은행이 전국에 사는 59세부터 67세 노인 5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대한 보도였는데 '나이가 들어도 노인용이라고 알려진 제품을 구매하고 싶지 않다'는 응답자가 전체 47.2%로 나타난 것이다.

절반 가량의 노인들이 스스로를 노인 취급하는 것에 나름대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또한 25.2%에 해당하는 노인들이 '휴대전화 문자메세지를 주고받는 것이 전혀 두렵지 않다'고 답했다. 4명중 한 명은 핸드폰 문자메세지 기능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으며 오히려 활용하고 있다는 소리다.
한편으론 과연 그럴까? 라는 생각이 들지만 노인대학이나 노인복지관에 가면 의외로 신세대들보다 컴퓨터와 핸드폰을 능숙하게 다루는 노인들이 적지 않다. 등산을 하거나 여행지에서는 노부부가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부탁하는 경우도 많다. 디지털이라고 하면 다들 젊은, 혹은 신세대를 떠올리지만 기능과 편리성을 생각한다면 노인세대에게 더 적합한 것들이 많다.

고령화정책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노인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결국 젊은 세대의 선입견에서 시작된다고 이야기하곤 한다. 즉, 노인은 이러할 것이다. 혹은 노인이니까 이러해야 한다는 젊은이들의 선입견이 노인을 무기력하고 돌봄을 필요로 하며 정보에 뒤쳐지는 부류로 분리해 버린다는 충고다. 그러나 그렇게 분류해버리기엔 현대의 노인들은 너무 많은 호기심과 열정 그리고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미 고령화 사회를 경험하고 있는 유럽에서는 자녀에게 부양받기를 거부하고 부부끼리 독립적으로 생활하는 통크족과 함께 애플족이 늘어나고 있다. 애플(APPLE)족은 활동적(Active)으로 자부심(Pride)을 갖고 안정적인(Peace) 고급문화(Luxury)를 즐기는경제력(Economy) 있는 노인층을 말한다. 이들은 자녀들과 떨어져 독립적생활을 지향하며 탄탄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고급문화를 즐기는등의 활동으로 노후를 보낸다. 또한 이들은 노인, 황혼, 은퇴자라는 말을 달가워하지 않고 다양한 취미활동으로 젊은 시절보다 오히려 더 즐겁고 활기찬 삶을 사는가 하면 수십년간 사회생활에서 얻은 지식과 경험을 사회에 환원하기도 한다.

노인들이 더 이상 노인용품을 사지 않고 노인대접을 원치 않는다는 것은 그들을 노인대접해야 한다는 젊은층에 대한 경고일 수 있다. 또한 고령 사회를 맞이해야 할 젊은이들의 에티켓이 될 수 있다.

오늘 당장 집에 들어간다면 '우리 부모님은 전화를 걸고 받을 줄만 아시면 돼'라고 했던 생각을 고치고 문자메세지 작성법을 알려드려보자. 아마 이삼일 후에 '엄마다'로 시작되는 반가운 메시지를 받아볼수 있지 않을까.

서희정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